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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원들 우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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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원들 우습나?
  • 송희정
  • 승인 2007.02.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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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회기 중 안건 제출에 번복까지
구로구의회 회의 기간 중에 안건을 올려 급히 일을 처리하려던 구로구청의 구태행정이 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지난달 30일 열린 구의회 내무행정위원회(위원장 황규복) 안건심사 자리에서 박상민 운영위원장은 “(구청이) 급한 안건이라며 빨리 처리해달라고 해서 오늘 아침 9시30분에 운영위 회의까지 열었는데, 보류시켜달라고 구두로 통보하면 우리는 그냥 보류시켜 줘야하느냐”며 “의회 알기를 우습게 본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구청장을 대신해 안건 제안 설명에 나선 구청 주민생활지원국 천상환 국장은 의원들의 연이은 성토에, 해명과 사과를 반복하며 진땀을 뺐다.

일의 발단은 구의회 제165회 임시회 이틀째인 지난달 25일 구청 집행부가 공문으로 ‘구로구 문화예술회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제출하면서부터 비롯됐다. 구의회 운영위원회 날짜(1월18일)를 훨씬 넘겨, 그것도 한창 의회회기가 진행 중일 때 제출된 이 안건에 대해 의원들은 “급하다”는 구청 사정을 봐주기로 하고 회의 날인 25일 아침 9시30분에 급히 운영위원회 일정을 잡았다.

하지만 일은 이미 전날에 틀어져버렸다. 구의회 직원들이 검토한 결과 안건 내용 중 관련 상위법에 어긋난 부분이 발견됐고, 이를 통보 받은 집행부는 내용 보완을 위해 안건 제출을 보류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다음날 운영위 회의 전까지 이러한 내용에 대해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다.

황규복 내무행정위원장은 “급히 올리는 안건이면 내용이라도 제대로 검토해야지 도대체 의회를 뭘로 보는 거냐”며 “앞으로는 (회기 전에 열리는) 운영위원회 때 제출된 안건 외에는 어떤 안건도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구청 집행부로서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구청의 한 관계자는 “안건 제출 전에 변호사 자문을 구했지만 그 때는 문제가 없다”며 “문화예술회관 완공 전에 운영 조례 제정과 수탁자 선정 등을 끝내야 돼서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일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양측 모두에게 곱지 못한 게 사실이다. 지역의 한 인사는 “우습게 본 것도 맞고, 우습게 보인 것도 맞는 것 같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구의회는 절차를 무시해가며 제출된 구청의 안건을 받아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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