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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 위한 문화적 교육지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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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 위한 문화적 교육지대로
  • 구로타임즈
  • 승인 2007.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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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발전을 위한 제언_26] 김석규 /오남중학교 교사
오류2동에 위치한 오남중학교에 근무하기 시작하면서 구로구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문화적 교육소외 현상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고민해왔다. 문화적 교육소외란 문화시설과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이 부재한 구로구의 특성상 겪게 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문화적 교육은 풍부한 교양과 부드러운 심성을 갖게 하는 영역으로서 기초학력과 함께 청소년들에게 반드시 제공되어야 하고 이 책임은 학교와 지역이 동시에 지고 있다.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로서 필자도 그동안 할 일을 찾아 방과 후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휴무 토요일에 동아리를 운영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댄스, 연극동아리를 만들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이들이 학교축제 무대에서 공연해보는 체험를 갖게 하려고 노력도 해왔다. 하지만 1천명의 학생 중 이런 동아리에 참가하는 학생은 100명도 되지 못하고 강사를 초빙할 예산조차 충분하지 못하여 문화적 교육소외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문화시설 ․ 프로그램 빈약
학교에서 제공하는 문화적 교육프로그램이 이렇게 부족한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은 사설학원이나 지역문화센터가 활성화되는 방법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구로지역은 학부모들의 경제적 사정에 의해 사교육의 내용도 풍부하지 못하고, 청소년문화센터도 두어군데에 불과하다. 우리학교만 해도 30퍼센트 정도의 학생들이 한 부모 가정에 속해 있고, 나머지 학생들도 대부분 부모들이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방과후 시간을 값싼 보습학원에서 보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학원에도 가지 못하고 길거리를 방황하거나 게임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도 유난히 많은 편이다.

우리학교의 아이들이 가기에 가까운 문화센터나 도서관도 별로 없고, 있다 해도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은 빈약한 실정이다.

문화예술교육 지원 시급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구로구청에서 취할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연간 수십억원이 학교교육지원을 위하여 지원되고 있으나 주로 원어민영어교사지원이나 학교시설개선 등에 한정하던 방식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기초학력만 갖춘다고 해서 교육양극화가 해소될 수 없으므로 학교를 중심으로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연극, 음악, 미술 등은 구로지역의 많은 학생들이 보여주고 있는 정서적 불안을 치유하는 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이 학교에서 개설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몇 학교에 대해 특기적성교육비용을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학교에서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할 용의가 있는 곳에는 모두 지원할 수 있도록 더욱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지역에 위치한 청소년문화센터 혹은 시민단체 등에서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문화센터들이 독립채산제를 채택하고 있어서, 수입이 많이 있는 성인대상의 프로그램을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때문에, 구로구청 등의 지원이 없이는 청소년대상의 프로그램이 개설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된다.

아니면, 초중등학교 학생들을 방과 후에 보살피기 위해 설립된 공부방이나 교육관련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에서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 때, 프로그램 진행자 또는 강사를 학교의 선생님들이 맡는 형태도 더욱 좋을 것이다. 이런 프로그램에서 학생, 학부모, 지역인사, 그리고 교사들이 함께 만나서 구로지역의 교육문제를 풀 훌륭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표출기회 확대
셋째, 위와 같은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에서 키워진 학생들(개인 혹은 동아리)이 10월경에 열리는 구로구민축제에 참석할 수 있도록 조직되어야 한다. 아니면, 학생들이 위주가 되는 학생문화축전을 따로 열어도 될 것이다.

지역의 축제를 지역주민의 손으로 기획 운영하지 않고, 이벤트회사에 위탁해 진행하는 것은 구로구 문화역량의 지속적인 발전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할 것이다. 안양천 다리를 건너다니면서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본다

“낮에는,학교의 환경동아리들과 시민들이 함께 안양천에서 일 년 동안 환경체험학습(수생식물탐사, 어류탐사, 철새탐사, 및 농사짓기 등)을 진행하고 가을걷이축전을 풍물동아리들과 함께 진행합니다. 밤에는, 구일역 역사를 이용해 전시회도 열고 안양천 고수부지에서 공연도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쪼록, 학생들이 보다 행복하고 즐거운 얼굴로 다닐 수 있는 학교와 지역의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이 보다 많아 졌으면 좋겠다. 아울러서, 이렇게 자란 청소년들의 창조성과 문화적 상상력이 21세기의 문화강국을 이끌어갈 인재들로 키워낼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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