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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한파 피할 연습장소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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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한파 피할 연습장소 없을까요”
  • 김윤영
  • 승인 2006.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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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 소리]안양천 농악동아리 60,70대 노인들의 고민
겨울을 알리는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이 추운 날씨 속에서도 안양천 고척교, 안양교 밑에서는 징, 북, 꽹과리 소리가 울려 퍼진다. 60세가 넘어 보이는 할아버지 대여섯 분이 모여 우리의 소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 어느 곳에서도 이들을 위해 연습할 작은 공간을 내주고 있지 않아 할 수 없이 찾은 곳이 안양천 다리 밑이다.

작년 7월 즈음 우리의 전통 농악을 살려보고자 최종성(66, 고척2동) 할아버지와 윤수일(73,광명시) 할아버지가 고척교 밑에서 연습을 시작했고, 그 소리를 듣고 하나둘씩 모여 지금은 약 십여 명 가량이 일주일에 두 세 번 정도 함께 하고 있다.

여름이나 겨울이나 농악을 하는 이들에게 걱정이 있다. 바로 농악을 연습할 실내 장소가 없다는 것. 한여름에는 폭염아래서, 한겨울에는 한파속에서 안양천을 서성여야 한다고.

시끄럽다는 이유로 그동안 경찰들한테 쫓겨나기도 여러 번. 겨울에는 안양천이 추워 구청, 동사무소 등에 장소를 구했는데 선거기간, 자리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여러번 거절당하기도 했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최 할아버지는 “눈이 내리고 겨울 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안양천에서는 추워서 연습을 할 수 없는데 걱정”이라고 다시 고민을 털어놓았다.

장소로 인해 고민이지만, 농악을 듣고 돌아오는 시민들의 반응은 때로 힘을 준다. 지금 함께하고 있는 아주머니 네 분도 우연히 지나가다 듣고는 배우고 싶다고 청해 전통농악에 빠져있다고 . “양천에서 10년 정도 사물놀이를 배우는 분들인데 여기서 듣고 처음 들어보는 가락이라고 해 가르쳐 주고 있다”고 한다.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정성껏 가르쳐주고 싶다”는 최할아버지는 “앞으로 사람이 많이 와 다양한 가락 등을 시도해보고 싶다”고 포부도 펼쳐놓았다.
고령의 나이에도 힘든 기색 없이 악기를 두드려 소리를 만들어 내고 있는 이들을 위한 공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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