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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절감 ‘환영’ vs 박리다매 장사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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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절감 ‘환영’ vs 박리다매 장사 ‘의심’
  • 송희정
  • 승인 2006.09.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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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원가 가격파괴 논란에 대한 학부모 반응
최근 구로구 오류동에 문을 연 ‘가격파괴’ 프랜차이즈 사설학원<구로타임즈 168호 9월4일자 1면>의 저가 마케팅전략을 놓고 지역 학부모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평소 자녀들 사교육비 부담에 허리가 휘었던 학부모들이 두 손 들고 환영하는 분위기에서부터 아이들 교육영역에서 ‘박리다매’식 영업 전략을 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에 이르기까지 학부모들의 의견은 매우 다채롭다.

단 공통된 의견 한 가지가 있다면 지역 내 기존 학원들도, 신설학원도 학부모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양질의 교육 서비스 제공을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5일 개봉본동 한마을아파트 상가에서 만난 원은심(46, 여, 개봉본동)씨는 해마다 뛰어오르는 사교육비에 대한 성토부터 시작했다. 원씨는 “교육시키고 나면 저축은 꿈도 못 꾸는데다 정말이지 먹고살기 빠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씨는 본지 기사내용에 대해 “(아이 학원을) 옮길 생각은 없지만 솔직히 놀라운 건 사실”이라며 “우선은 가격이 싸다는 광고 문구만 봐도 학부모로서는 마음이 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논란이 된 Y사설학원의 학부모 설명회장에서 만난 유해경(46세, 여, 오류2동)씨는 학부모의 선택권을 강조하고 나섰다. 유씨는 초등학교 5학년생인 막내의 학원비로 월 40만원 이상 지출되는 현실을 개탄하며 “그동안 아이를 보냈던 학원들은 돈에 비해 배우는 시간이 짧은 데다 틀에 박혀 있어 성적향상에도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았다”며 “학원은 학교와는 다르니까 우선 (이곳에) 보내보고 나중에 아니면 다시 빼내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가격파괴 사설학원 등장에 대한 우려와 불신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같은 날 실명 공개를 꺼린 한 학부모(40대, 여, 오류2동)는 “다른 친구 엄마가 그렇게 싸게 받아서 운영이 가능하겠느냐고 말을 해서 걱정은 되지만 설마 교육한다는 데서 아이들을 갖고 장난칠까싶다”며 “학부모들이 아이들 문제라면 꼼짝을 못하는데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학부모들이 가만히 안 있을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궁동에 거주하는 심은진(38, 여)씨의 주장은 좀 더 날이 서있다. 심씨는 “물건 파는 것처럼 박리다매도 아니고 학원이 그런 저가 전략을 취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손해 보는 금액이 적지 않을 텐데 만일 무슨 일이 생겨 피해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미친다면 그 뒷감당은 누가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하태한 구로시민센터 교육자치위원장은 최근 지역 학원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교육계에 몸담은 사람들이 교육문제를 자율경쟁의 룰 입장에서만 접근하거나 생존권의 문제로 치부하는 건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지역 교육의 질을 높이는 차원에서 서로의 장점을 배가시키는 방향으로 학부모 학원원장들간에 새로운 합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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