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토]
저는 빨간 고추입니다.원래 시골집 너른 마당 멍석위에 누웠어야 제 멋인데 할머니 사시는 곳이 도심 한가운데다보니 어쩌다 이곳에 자릴 잡았네요.
그러니 사람 다니는 보도 위에 예의 없이 누웠다고 너무 나무라진 마세요. 할머닌 해마다 이곳에서 제 친구들의 물기를 말린답니다.
왜 이리 많이 모였냐고요? 아마 바람결이 좀 더 차가워지면 할머니는 저희들을 곱게 빻아다가 김장을 담그실 겁니다.
가을볕의 맑은 기운이 오롯이 담긴 그 김장, 참말로 맛나겠죠?
<사진은 구로본동 변전소길가에 소재한 ‘솔레디움아파트’ 정문 앞 보도 위에 널려있는 김장용 고추> 글 ․ 사진= 송희정 기자
저작권자 © 구로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