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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봉산 지킴이 '김 인섭'씨(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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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봉산 지킴이 '김 인섭'씨(궁동)
  • 공지애
  • 승인 2006.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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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새벽 등산길 쓰레기 주워
주민등산객 사이에 회자..,‘나도 함께’




(*사진)
매일 아침 정각 6시면 쓰레기봉투를 들고 매봉산(개봉동 소재)에 나타나는 사나이가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근 2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산에 오르며 쓰레기를 줍는 주인공은 궁동에 사는 김인섭(52)씨다. 그가 등산을 시작한 것은 산재로 장애2급을 받고부터다.
“머리를 심하게 다쳐 처음엔 걷기조차 힘들 정도였어요. 담당의사의 권유로 산을 오르기 시작해서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요. 산재보험으로 이나마 도움을 받았고, 산에 오르며 건강까지 얻었으니 어떤 방법으로든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니는 산에서 쓰레기 줍는 거더라고요.”
그가 매봉산 등산을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쓰레기봉투를 양손에 들고도 다 못 가지고 내려올 정도로 쓰레기가 많았다. 하지만 차츰 쓰레기를 줍는 그의 모습은 인근주민의 눈에 자주 발견됐고 조금씩 그를 따라 솔선수범하는 등산객도 늘어났다. 이제 매봉산에서 그를 모르면 간첩소리를 들을 정도다.
“쓰레기는 이제 별로 없어요. 주민들도 많이 협조해주니까요.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등산로에 개인소유의 말을 타고 와서 분뇨를 방치하고 계시는 분들이 계세요. 많은 지역주민이 이용하는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도록 서로 더 노력해주었으면 합니다.”
중풍으로 불편한 몸을 이끌고 정상까지 오르는 어르신을 보면 하루도 게으름을 피울 수 없다는 김씨는 내일도 변함없이 쓰레기봉투 한 자루 들고 매봉산 정상을 오를 것이다. 산이 거기 있기에. 공지애 기자
homekong@kuro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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