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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치기범 잡은 시민 이석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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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치기범 잡은 시민 이석주씨
  • 송희정
  • 승인 2006.05.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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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강도 잡아 받은 포상금 이웃돕기 성금에 쾌척
늦은 밤, 눈앞에 맞닥뜨린 날치기범을 기지를 발휘해 사로잡은 방범순찰대원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가리봉지구대 자율방범대원인 이석주(37)씨.

“강도야” 지난 11일 밤 11시 44분경 가리봉1동의 한 으슥한 골목에서는 도움을 호소하는 두 여성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늦은 밤길, 지갑을 노리고 덮친 날치기범과의 실랑이 끝에 폭행까지 당한 이들은 속수무책으로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이 때 동료와 함께 방범순찰을 돌던 이씨의 눈앞에 지갑을 들고 도망가던 날치기범이 떡하니 나타난 것. 보통 사람들은 움찔하며 몸을 사렸을 상황에서 이씨는 멀리서 들리는 “강도야” 소리에 날치기범임을 직감하고 순간 다리를 뻗어 도망치는 날치기범의 다리를 걸어서 바닥에 넘어뜨렸다.

“저라고 왜 움찔하지 않았겠습니까? 어두운 골목이다 보니 범인이 손에 쥐고 있던 지갑이 반짝거려 흉기처럼 보이더군요. 순간 다리를 뻗었던 거죠(웃음). 저와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했을 겁니다.”

이씨가 가리봉지구대 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한 건 이제 겨우 3개월째. 사실 방범 활동보다는 봉사활동에 더 마음이 끌려 시작한 일이다. 거주지는 광명시지만 가리봉1동에서 15년째 사업체를 꾸려온 이씨는 이웃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으며 언젠가는 꼭 그들에게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는 사람이고 싶었다고. 그래서인지 이씨는 지난 15일 강도 피의자 검거 공로로 구로경찰서로부터 받은 포상금 50만원을 전액 이웃돕기성금으로 내어 놓았다.

“뭐 특별한 일이라고 인터뷰까지 한답니까. 그냥 할 일을 했을 뿐인데요. 앞으로 계획은 봉사활동을 좀 더 열심히 하는 것, 그래서 나도 즐겁고 이웃도 즐겁게 살자는 것입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맛을 알고 있는 이씨 같은 사람들이 있어 아직은 살아볼 만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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