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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런 가게, 멋스런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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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런 가게, 멋스런 사람들
  • 김윤영
  • 승인 2006.05.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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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동 고척점
쓰레기투성이를 벤치 있는 화단으로

체인점이라고 다 같은 체인점이 아니다. 주인에 따라 찾고 싶은 곳이 되기도 하고 또 그냥 지나치는 곳이 되기도 한다.
용우동 고척점(고척2동, 세곡초등학교 입구인근)은 눈길을 사로잡는 가게다. 가게 밖 작은 벤치와 화단부터 가게안의 작은 소품 하나까지 박윤관(42) 사장의 손길이 닿았다.
박 사장은 “자영업을 하다보면 장사가 잘 되면 잘 되는대로 안되면 안되는 대로 힘들다”며 “정서적으로 빈곤한 직업이 자영업이다. 때문에 함께 일하는 사람과 손님들이 즐거운 것이 보상”이라고 한다.
용우동은 우선 가게 밖 화단과 누구나 쉬어가는 벤치가 눈에 띈다. “7년 전 이곳에 처음 가게를 오픈할 당시만 해도 도로 포장이 안 돼 있어서 쓰레기가 항상 떨어져 있는 곳이어서 화단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그 화단 만들어봤자 “하루도 안 간다”고 만류했지만 예쁘게 화단을 가꿔놓자 깨끗해지기 시작한 것. 그래서 더 예쁘게 화단을 가꾸게 됐고, 돈은 안 되지만 박 사장에게 일종의 재미가 되어 버렸다. 때문에 가게 안팎으로 이곳만의 멋이 숨어 있다.
다른 용우동 가게와 이곳의 다른 점은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계층이 찾는다는 것. 다른 가게는 주로 2,30대가 찾는데 반해 이곳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이 비결은 박 사장 혼자만이 아니라 종업원이 모두 함께 가게를 꾸려간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이익을 남기려고 혼자 열심히 장사를 했다면 2,3년도 못했을 것”이라며 “7년을 계속해 온 이유가 종업원들과 함께 했다는 것에 있다”고 한다. 얼마 전 송년회에서도 약 30명이 모였다고 한다. 아르바이트하던 고등학생 직원이 졸업해 취직하기까지 연락을 하고 있는 것. “이렇게 성장하는 것도 함께 봐오고 아르바이트생이라도 ‘우리 일터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 하고 있다”고 박사장은 자랑한다.
1년 전부터는 가게 한켠을 이용해 꼬치구이도 하고 있다. 가게 안에 또 다른 가게가 생긴 것. 경영이 예전 같지 않지만 그렇다고 가족 생계를 짊어지는 직원을 자르기도 뭐해 고민하다 나온 자구책. 박 사장은 2년 전부터 결식아동이 식권을 이용해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하는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항상 사람과 함께하고 늘 뭔가 변화를 시도하는 박 사장의 경영 마인드가 불황이라고 외치는 어려운 때에도 찾고 싶은 가게를 만드는 노하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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