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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중 ‘끼이익~’ 소음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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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중 ‘끼이익~’ 소음고통
  • 송희정
  • 승인 2006.04.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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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 소리] 구로차량사무소에 민원제기
일터에서 돌아와 하루의 피로를 덜어내고 편안한 쉼을 얻는 소중한 나의 집. 가족의 단란한 휴식과 아늑한 수면이 이루어지는 이곳이 만약 원치 않은 외부 환경에 의해 침해받을 때 생기는 짜증과 스트레스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구로지역에는 집 가까운 곳에서 발생하는 소름끼치는 소음 때문에 수년째 괴로움을 겪어온 주민들이 있다. 바로 하루 70여대의 수도권 전동차량 등이 오가는 한국철도공사 구로차량사무소 인근에 거주하는 구로1동 아파트단지 주민들이다.

이곳 주민들이 구로차량사무소에 본격적인 민원을 제기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부터다. 주민들이 말하는 소름끼치는 소음의 정체는 구로차량사무소로 들어온 전동차량이 점검을 받기 위해 검수장까지 이동하는 300~400m 구간에서 발생하는 레일과 바퀴의 마찰음. 소음이 들려온 건 훨씬 이전부터지만 2004년 4월 1일 운전기술협회가 운전을 담당하고서부터 마찰음이 심해졌다는 게 이곳 주민들의 설명이다.

지난 2004년 3월 결성된 ‘구로1동 소음저지대책위원회(위원장 김동순, 이하 소대위)’에 따르면 당시 주민서명 작업을 거쳐 수차례 민원을 제기한 결과 차량사무소 내 전동차량의 운행 속도를 종전 25㎞/h에서 10㎞/h로 바꾸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지만 주민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소음 피해는 여전하다는 것. 토요일 오후 등 특정 시간대에 특정 운전자들에 의한 소음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게 소대위 측의 설명이다.

소대위는 지난 17일 구로차량사무소를 방문해 관계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이 같은 주민 피해를 토로하고 근본적인 소음 저지 대책을 촉구했다.

이날 소대위 김동순 위원장은 “주민들이 육안으로 관찰한 결과 300~400m 운행 구간 중 소음이 집중 발생하는 곳은 레일이 굽어 있는 단 50m 구간”이라며 “이 구간에 대해 특정 시간대 특정 운전자를 대상으로 운행 속도와 제동 여부를 점검해서 조치하면 소음을 근절할 수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건 차량사무소 소장과 기술과 직원들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로차량사무소는 주민 피해에 대해서는 십분 공감하지만 기술이나 인력의 한계로 소음의 원천 차단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입장이다.

구로차량사무소의 김형철 기술팀장은 “그동안 소음 저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왔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는 소음은 사람에 대한 문제, 즉 인력관리의 문제라고 봐야 한다”며 “앞으로 운전자들과의 협의 및 교육을 통해 운행 속도를 준수토록하고 관련 기술 대책 마련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구로1동 현대연예인아파트부녀회 이영애(52) 회장은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끼이익 끼이익’ 소름끼치는 소리 때문에 이곳 주민들은 한여름에도 창문을 열어놓지 못할 정도”라며 “차량사무소 직원들과 운전자들이 만일 이곳에서 일주일만 살아본다면 지금처럼 생각 없이 차량을 운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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