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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 구로에서 발견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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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 구로에서 발견될 수 있어"
  • 김윤영
  • 승인 2006.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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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6주년 특집 인터뷰]백제문화연구회 한종섭회장
구로 향토사를 알아보기 위해 구로를 연구하고 있거나 구로출신 역사학자가 없는지를 찾던 중 최근 (사)백제문화연구회 한종섭(63, 양천구 목동) 회장과 어렵게 만나게 됐다. 양천구에서 약 40년간 백제사 연구를 하면서 지난 2003년 2월 1일에는 고인돌사랑회 김영창 부대표와 고척동 산 12-1번지에 소재한 고인돌을 발견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구로가 고대에 중요한 소금통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한 회장. 한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고대 구로의 모습과 고인돌에 대해 들어봤다.

- 구로는 어떤 고대사를 간직하고 있나.

구로구 고척동과 인접한 양천구 신트리 아파트에 정랑고개비를 세우면서 그 유래를 조사하는 과정에 인근 산에서 토성과 고척동 고인돌을 발견했다. 이 과정에서 구로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소금이다. 한강에서 살면서 소금을 구하려면 인천의 제물포, 소래염전으로 가야하는데 그쪽을 가려면 꼭 통과해야 하는 곳이 구로였다. 특히 고척동, 궁동은 고대 소금통로를 지키는 중요한 곳으로 한강에서 최초로 길이 이어진 곳이다.

이 길을 통하지 않으면 살 수 없기 때문에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많은 토성이 발견될 수 있는 곳이다.

- 구로에는 유적이 없다고들 생각하는데.

구로의 야산은 돌이 없고 흙으로 되어있다. 흙으로 만든 토성은 시간이 지나면 모양이 변하는데 그게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사해 보면 다 나온다. 돌로 만든 성처럼 눈에 보이는 게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없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강동구나 양천구도 유적조사를 했었는데 두 곳 모두 유적이 없다고 하는 곳에서 책 한권분량의 역사가 있었다. 관심 갖고 찾아내지 않으면 없는 게 돼버리는 것이 문화다. 때문에 구로도 유적이 없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문화적 지원과 체계적 연구가 필요하다.

- 향토사를 아는 것이 왜 중요한가.

향토를 모르면 애향심이 없어져 버린다. 향토사를 모르면 내 지역에 애착이 안 생기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고향이 없다는 것이다. 향토사가 있으면 고향을 좋아하는 계기가 된다.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도 막상 가보면 아무것도 없는 언덕일 뿐인데 그곳에 역사가 있어서 이야기가 생기고 노래로까지 불리게 된 것이다. 역사, 혼이 없으면 그냥 돌멩이고 흙일뿐이다.

- 앞으로 구로의 향토사를 발달시키려면

구로는 서울시에서 역사에 대한 관심이 취약한 곳 중 하나다. 고인돌을 발견했을 때만해도 고인돌을 보호하기 위해 고인돌사랑회에서 힘들게 싸워서 울타리와 표지판을 설치하게 됐는데 이것만 봐도 구로가 얼마나 문화, 역사에 관심이 없는지가 드러난다. 이제는 문화경쟁시대다.

구로도 구로만의 특색을 가지고 어떤 문화도시라는 이미지가 있어야 하는데 없다는 것은 목표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구로의 옛 역사와 유적을 조사해서 문화적으로 접목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지역의 문화는 결국 지방경제와도 연결된다. 구에서 일회성, 소모성 행사를 많이 하는데 역사에 뿌리를 둔 문화행사를 진행해야 한다.

구로도 고대 소금통로 행사 등 지역의 유래나 역사에 따라 다양한 행사가 가능하다. 고척동 고인돌 역시 잘 가꾸고 알리면 서울에 하나뿐인 유일한 고인돌로 그 마지막 유산이 구로에 하나 있다고 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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