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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장에 바란다 게시판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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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장에 바란다 게시판 ‘물의’
  • 이기현
  • 승인 2006.01.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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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민원글 연쇄삭제...주민들 반발
구로구청이 구청 홈페이지 민원게시판인 ‘구청장에게 바란다’에 올라오고 있는 민원 글을 임의로 삭제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삭제가 되고 있는 글들은 지난 12월 27일 있었던 구청의 구민체육센터 명도강제집행과 관련한 내용이다. 지역 주민들, 특히 체육센터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거나 아이를 보내고 있는 주민들은 명도집행이 있은 이후 어떤 일이 있었는지부터 시작해 프로그램 수강료문제, 갑작스러운 프로그램중단에 대한 항의, 향후 대책 등을 조목조목 짚었다.

그러나 강제집행이후 구청에서 민원 글을 삭제하기 시작, 이에 대한 반발이 심해지자 이번에는 제목만 남겨놓고 내용만 삭제한 이후 동일한 답변으로 달아놓고 있다. 제목만 남은 글은 대부분 삭제를 하지 말라는 내용이었고 종종 구청의 답변글을 반박하는 글도 있었다. 구민체육센터와 관련해 글이 삭제되지 않고 남아 있는 것중 일부는 구청의 행동을 두둔하는 내용들이어서 “구청에 유리한 글만 남겨놓는 것 ”이라는 비판도 터져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지역내외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한마디로 ‘상식밖의 행동’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공무원노조 구로구지부는 황당하다는 분위기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할 구청이 들을 의지가 없다”는 말과 함께 “비슷한 내용이더라도 구청은 답변을 해야할 의무가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병창 열린사회구로시민회 사무국장은 “먼저 삭제방식부터 일관성이 없다”며 “지역사회에 관의 입장에서 설득력있게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인터넷기자협회 윤원석 회장은 “민원 게시판 자체가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게제하도록 하기 위해 존재하고 있는데 삭제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민주화언론운동시민연합 이희완 인터넷정보부장은 “ 인격권 침해와 직무유기에 해당되는 것이므로 상급기관 등에 삭제 화면을 캡쳐해 사이버 민원을 넣고 일인시위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올라오고 있는 민원글 내용을 삭제하고 있는 구청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반복성 게시물이고 인신공격성 글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표현이 들어 있기 때문에 삭제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른 내용이거나 반박글도 상당수 삭제되고 있다는 질문에 그는 “하루에도 수십건의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으며 거의 비슷한 내용으로 사건 담당자를 괴롭히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구청의 강제집행이 있었던 12월 27일 오후에만도 거의 30건에 가까운 관련민원이 구청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일주일간 올라왔다는 민원글은 총 200여건에 이른다. 그러나 1월 3일 현재 구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관련민원은 겨우 60건 정도로 상당수의 민원 글이 사라졌다. 게다가 이렇게 남아 있는 글 역시 50건 정도는 제목만 있을뿐 민원내용은 사라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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