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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고등학교 ‘터놓을 터’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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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고등학교 ‘터놓을 터’ 편집위원회
  • 공지애
  • 승인 2005.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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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글로 엮어낸 어울림의 하모니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참여하는 교육이야말로 함께하는 이상적인 교육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란 결코 쉽지 않다. 기껏해야 학교홈페이지가 고작인데 그나마도 건의성 글을 올리기란 여간 망설여지는 일이 아니다.

우신고등학교(궁동, 교장 노재민)의 ‘터놓을 터(전교조 우신분회보)’(이하 회보)는 이런 부조리에서 과감하게 탈피, 열린 소리를 담고 있다. 교사와 재학생 그리고 학부모, 심지어 졸업생에 이르기까지 ‘우신’의 고리를 가진 이들이라면 누구든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유일한 마당이다.

내용도 파격적이다. 교사가 쓴 칼럼에는 근엄하고 권위적이면서 무게가 실린 소절을 찾아볼 수 없다. 인생의 연륜이 조금이나마 묻어 있다는 것 말고는 그저 평범하고 소박한 한 개인의 생활과 철학 그리고 소망이 담겨있을 뿐이다. 아끼는 후배들을 위한 학업 노하우라든가, 잊지 못할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졸업생의 글도 감동적이고, 재학생의 건의도 여과 없이 올려져 있다.

“선생님들께는 수많은 학생 중 한 명인 학생이지만 그 학생에게 있어 그 선생님은 평생에 있어서 오직 한 분..”이라며 좀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한 한 재학생의 글이 인상적이다.

신철순(35)편집위원은 회보의 가장 큰 목적은 우신고등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구성원의 원활한 의사소통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교사는 교사의 시각에서, 학생은 학생의 시각. 학부모는 학부모의 시각으로 일상의 고민과 느낀 것들을 내어 놓을 곳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회보명을 ‘터놓을 터’ 로 정한 것도 회보가 단순히 우신고 전교조 교사들만의 터가 아닌 재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졸업생, 나아가 동문들의 목소리까지 투명하게 담아내는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뜻에서 였습니다.”

분회보는 일년에 4번 발행된다. 어찌보면 그리 무리한 작업이 아닐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업무에 바쁘다보니 마감에 쫓기게 된다. 혹여 펑크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밤샘작업을 하고나면 우여곡절 끝에 따끈따끈한 회보를 발행하게 된다.

얼마 전 원고를 써주신 한 선생님이 회보를 받아보더니 ‘곧 졸업한 제자들 모임에 가져가야 겠다’며 몇 부 더 챙겨 넣으셨단다. 제자들과 함께 나눌 기쁨 하나 더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한 켠에서 뿌듯함이 밀려오면서 밤샘의 피로가 싹 가셨다고 신 편집위원은 말했다.

소망이 있다면 회보가 매 호마다 원고가 차질 없이 마감되어 10년은 꾸준히 발행되는 것이고, 그 모아진 원고는 차곡차곡 모아 두었다가 책으로 엮고 싶다고 편집위원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편집위원으로 신철순(원고편집), 유옥선(원고교정), 홍종화(원고 기획)교사가 참여하고 있다. <공지애 기자>homekong@kuro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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