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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배달 봉사에 나이도잊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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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배달 봉사에 나이도잊어요"
  • 공지애
  • 승인 2005.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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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 93>김충웅씨 (오류2동)
"대부분 독거어르신은 음식을 해 드시기가 버거워 김치 한가지로 끼니를 잇는 분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소화능력도 떨어져 많이 드시질 못해요. 그러니 영양이 부족 되기 십상이죠.“

KT&G 복지재단 구로재가복지센터(이하 복지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김충웅(63세, 오류2동) 씨는 오류, 개봉지역 독거어르신을 찾아 골목골목을 누빈다. 거동이 불편하고 치아가 부실하고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어르신을 위해 매주 두번씩 죽과 국을 배달하고 있다. 음식의 위생상태를 위해 진공포장 팩에 담았다.

그가 독거어르신을 위한 봉사에 눈을 돌린 것은 지난 1998년 정년퇴임이후부터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직장에 메여 계속되는 업무와 회의로 인해 짬을 내지 못하던 그는 퇴임 후 "이제 내 남은 여생은 이웃과 더불어 살아보자"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이다.

카톨릭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원(마포구)에서 봉사교육을 받으면서 그는 본격적인 봉사의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오류동의 독거노인들을 찾아가 말벗도 해드리고 도울 일이 있으면 발벗고 나서서 도와왔다. 해가 지나면서 궁동, 천왕동, 개봉동 등 점점 지역을 넓혀 찾아다녔다. 연배도 비슷한 어르신과 호형호제하면서 지내다보면 살아오면서 겪은 희로애락이 봇물처럼 쏟아진다.

그는 열악한 인쇄소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 폐질환과 후두암에 걸려 부인에게 이혼 당하고 마지막으로 자식에게만큼은 이해 받고 싶다는 소원을 가지고 있다는 한 60대 노인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를 돕기위해 수소문하던 중 복지센터를 알게 되었고, 지역의 독거어르신을 도울 수 있도록 복지센터에 의뢰 하게 되었다. 이제 어르신을 찾아갈 때 손이 부끄럽지 않아 기분이 좋다는 김 씨의 얼굴에서는 흐뭇한 미소가 흘러나왔다.

"봉사는 마음에 따라 내 즐거움이 될 수도 있고 마음의 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왕하는 봉사 즐겁고 고마운 마음을 줄 때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요즘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 일부러 산에도 올라가고 하는데 도시락봉사를 위해 골목골목을 누비다보면 운동도 되고 어르신과 같이 이야기 나누다보면 마음도 기뻐지니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그는 ‘봉사는 약속’이라고 말한다. 나와의 약속인 동시에 봉사 대상자 그리고 복지센터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아무리 급한 일이 생겨도 봉사시간만큼은 철저히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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