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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라 골라 무조건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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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라 골라 무조건 1000원"
  • 연승우
  • 승인 2005.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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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보부상 '천냥마트' ... "경쟁심해 성공율 10%"
“천원, 천원 무조건 천원입니다. 골라가세요” 마이크로 떠들어대는 목소리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과 눈길을 붙잡는다. 오류1동에 한 달 동안 임시로 천냥마트가 개점, 경기불황으로 가벼워진 주민들의 지갑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지나가다 마이크소리를 듣고 들어왔다는 고척동에 산다는 한 주부는 “물건이 다양해서 쇼핑하는 즐거움도 있다”고 천냥마트를 찾은 또 다른 이유를 덧붙였다. 천 원짜리이지만 판매 물품 수가 다양하고 엄청난 편. 북적거리는 손님들 사이사이로 팬티에서부터 주방용품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상품들이 진을 치고 있다.

“손님중 주부들이 많다보니 제일 많이 나가는 물품이 바로 주방용품이에요”. 천냥마트 한석봉 사장의 설명이다.

“우리는 장돌뱅이에요. 어느 한 곳에 정착하는 것이 아니라, 1개월 주기로 계속 떠돌아다니면서 장사를 하죠. 현대판 보부상이라고나 할까요.” 10년째 천냥마트를 운영하고 있다는 한 사장은 오류1동에 한 달 동안만 천냥 마트를 열고 있는 이유를 보부상에 비유하면서 설명한다.

“돈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사람들이 적은 자금으로 장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천냥마트예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쉽게 보고 덤벼들기도 하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실패하는 게 또 천냥마트이기도 하구요.” 천냥마트가 유행이라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하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10%에도 못 미친다고.

“천냥마트가 생기면 주변에 있는 상인들이 장사가 안 돼 싫어해요. 마이크소리 때문에 고성방가로 신고하기도 하고 주변 상인들이 텃세를 부려 상인들과 싸우고 나오는 일도 있어요.” 천냥마트가 인기가 많아 우후죽순으로 생기다 보니 힘든 일들도 많이 생긴다고.

다음 행선지에 대해 “장소를 알아봐야죠. 임시로 1개월만 가게를 빌려주는 곳도 별로 없고 워낙 천원마트가 많이 생겨 경쟁이 심해졌어요.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어요”라고 말하는 한사장의 모습에서 발길 닿는 대로 다니는 보부상들의 흔적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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