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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리고 아웅'식 천연가스충전소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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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리고 아웅'식 천연가스충전소공사
  • 구로타임즈
  • 승인 2004.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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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기관들 주민에 사전통보 안해... 주민들 "폐쇄적 행정편의주의"
주택가 초입에 버스 천연가스충전소 건립공사가 진행중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해당지역 주민들이 가스시설의 위험성과 해정당국의 밀실행정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반발, 지역사회에 큰 파장이 일었다.

문제의 지역은 온수동 60번지 세풍운수 차고지 부지.

이곳 주민들에 따르면 (주)강남도시가스측이 세풍운수 부지 내에 천연가스충전소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허가권자인 구로구청과 사업을 총괄하는 서울시가 부지 인근 주민들에게 허가 사실을 알리고 주민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를 선행하지 않아 대다수 주민들이 공사가 한참 진행된 후에야 뒤늦게 공사 사실을 접하고 관계 당국에 이의를 제기했다는 것.

자칫 생활상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는 시설을 설치하면서 해당 지역주민들에게 쉬쉬하며 일사천리로 공사를 진행한 것은 주민들 반발을 고려해 공사부터 하고 보자는 식의 행정편의주의일 뿐 아니라 닫힌 행정의 전형이라는 게 이곳 주민들의 주장이다.

또한 주민들은 천연가스충전소 건립 사실을 지난 6월 10일경 인근 주민의 제보를 통해서 처음 접한 사실을 거론하며 행정기관과 주민간의 중계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이곳 시의원과 구의원, 동장 등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고 있다.

온수동의 한 주민은 “건축허가가 떨어지고 이미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구의원과 동장이 이 사실을 몰랐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느냐”며 반문하고 “지역에서 수십년간 차고지를 운영해온 세풍운수측과 천연가스충전소 설립·운영 주체인 (주)강남도시가스, 관계 공무원, 구의원 모두 한통속이 돼 주민을 속인 것으로 밖엔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일부 주민들은 구청이 (주)강남도시가스측에 천연가스충전소 설립허가(6월4일자) 및 건축허가(6월10일자)를 내준 시점 훨씬 이전부터 이미 공사가 시작돼 왔다며 사전시공에 대한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온수동의 한 주민은 “천연가스충전소 공사현장에서 미장·철근 일을 인부들이 이미 지난 5월 21일부터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제공받아 온데다 지난 6월 10일 공사현장을 방문했을 때 이미 건물 2개동이 또렷한 형체를 갖추고 있었다”며 “서울시와 강남도시가스측이 버스체계 개편에 따른 천연가스충전소 설치를 서두르며 건축허가 전 사전착공에 들어간 것이 분명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주민들 "사전착공 아닌가" 의혹제기
이처럼 온수동 천연가스충전소 건립을 둘러싸고 촉발된 해당지역 주민들의 비난여론과 집단반발에 대해 허가권자인 구로구청은 뒤늦게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사태 수습에 급급한 모습이다.

지난달 15일과 25일 두차례에 걸쳐 뒤늦게 온수동 주민 설명회를 마련한 구로구청측은 주민들에게 이 사실을 미리 통보하지 않은 점을 거듭 사과하며, 천연가스충전소의 안전성에 대한 주민 이해를 구하느라 진땀을 뺐다.

구로구청 천상환 재정관리국장은 “위험성이 있는 시설이든 아니든 간에 건립사실을 사전에 주민들에게 통보치 않아 주민불안을 가중시킨 것에 대해 거듭 죄송하다”며 “매연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시설이기에 주민들에게 환영받을 것이라고 판단해 따로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구청측이 마련한 두 번의 설명회 끝에 이곳 주민들은 일단 반발을 접고 사태추이를 지켜보기로 결정, 사태는 진정국면에 들었다.

하지만 천연가스충전소 건립 관련 사전시공에 대한 의혹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5월중순경부터 건물 골조공사가 진행된 장면을 목격한 주민들이 한둘이 아닌데다 건축허가가 난 지난 6월 10일경 이미 건물 두 개동의 형체가 상당부분 완성된 사실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주민들이 상당수다.

지난 22일 천연가스충전소 공사현장에서 만난 (주)강남도시가스의 한 관계자는 착공시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5월 말에 착공했다”고 답하고는, 이어 현장사무소에 비치된 건축허가 서류를 확인 한 후 “6월10일부터 공사를 시작했다”며 말을 바꿨다.

이 관계자는 또 주민들의 사전시공 의혹에 대해 “착공 전에 부지경계선을 정하고 지반을 고르는 것을 보고 주민들이 오해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주)강남도시가스측에 천연가스충전소 건립 부지를 제공한 세풍운수의 한 간부직원은 “천연가스충전소 건립은 서울시와 강남도시가스 간의 사업이지 우리와는 상관없다”며 “서울시로부터 협조공문이 내려와 강남도시가스측과 임대차계약을 맺어 땅을 빌려줬을 뿐 사실 공사를 하는지도 몰랐다”고 밝혔다.

한편 온수동 천연가스충전소는 7월1일자로 개편되는 서울시 버스체계와 관련 서울시가 현 세풍운수 부지를 매입해 공영차고지 건립 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대시설로 필수적으로 설치되는 시설이다.

이곳 충전소는 고척동 강남도시가스와 연결된 지하 배관을 흐르는 도시가스를 압축해서 버스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압축기 2대와 압축가스설비(저장용기3기), 충전기 2대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서울시는 당초 지난 6월말경 세풍부지를 매입해 공영차고지를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예산상의 문제로 오는 9-10월경 시 추경에 예산이 반영 되는대로 매입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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