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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눈높이’ 복지 여전히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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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눈높이’ 복지 여전히 요원
  • 최대현
  • 승인 2004.0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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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도우미벨 등 작동안하기 일쑤/시각장애인 유도블록 끝은 택시승강장// 지역 내 관공서나 공공기관에서 장애인 편의시설을 확충하거나 정비하는 등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장애인 눈높이 복지'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높아지면서 대부분의 관공서나 공공기관에서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을 위한 경사로나 전용 화장실과 주차구역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장애인 입장에서의 눈높이복지가 아니라 보여주기 식의 편의시설 설치와 관리 부족으로 이용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구로구청의 경우, 엘리베이터가 지상 1층까지만 운행, 지하1층에 위치한 식당을 이용할 길이 없다. 또한 구로구장애인복지를 책임지고 있는 사회복지과 건물 입구의 '장애인용 도우미 벨'은 작동이 되지 않았다. 지난 1월 29일, 기자가 두세번 눌러도 반응이 없어 이를 확인했더니 사회복지과 한 관계자는 "어제까지는 되었는 데 이상하게 오늘 안 된다. 아마도 동파 때문인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며, 구청 청사관리팀에 연락을 취했다.

동사무소도 대부분 휠체어장애인을 위해 경사로를 설치했지만 제대로 관리를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가리봉2동사무소는 방문 장애인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설치한 도우미 벨이 오르막경사로 끝에 있어 이용할 수 없게 되어 있다. 특히 가리봉1동사무소는 정문 옆에 장애인 경사로를 만들어 놓았지만, 동사무소 오토바이와 재활용수집함 등을 들여놓고 문을 걸어 잠궈 무용지물로 전락한 상태.

이에 대해 가리봉1동장은 "별로 오는 장애인도 없다. 하지만 선거 때는 이용한다"고 말해 장애인 배려수준과 인식정도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개봉본동과 개봉3동, 신도림동 등은 동사무소 민원실이 건물 2층에 위치하고 있어 아직 경사로를 설치하지 않은 곳도 상당하다.

사회 문화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구로도서관은 경사로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정작 2층에 있는 종합자료실이나 열람실을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장애인이 방문했더라도, 열람실의 장애인 전용석에는 앉아보지도 못한 채 1층에서만 머무르다 가야 하는 상황이다. 도서관을 찾은 한 수험생(29)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1층에만 있으라는 얘기와 같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위에서 하라니까 그냥 설치한 것 같기도 하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이는 구로구민회관도 마찬가지. 1층까지는 경사로를 통해 올라갈 수 있지만, 2층으로 올라가보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이러한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는 거리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대림역 방향 도림천에서 고대구로병원까지의 가마산길이 '장애인 편의시설 시범가로'로 지정돼있지만, 시각장애인 유도블록을 따라가면 옥외 통신시설이나 택시승강장 등에 가로막혔고 어느 곳에서는 블록이 엇갈리게 제작돼 있다.

또 시범가로 내 신호등에 장착된 '시각장애인 음향 신호기'는 대부분 작동이 되지 않아 제 구실을 못했다.

현재 장애인 편의시설 확충 운동을 벌이고 있는 장애인편의시설 촉진 시민연대는 "장애인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설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편의시설이 장애인의 눈높이에 맞게 제대로 제작되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느냐도 무척 중요하다"고 밝혔다.

장애인을 비롯한 지역주민들은 지난해 '장애인 편의시설 확충분야 장려상'을 수상한 구로구가 수상에 걸맞는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와 관리를 제대로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 구로타임즈 jule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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