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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갈아야혀 다 썩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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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갈아야혀 다 썩었어”
  • 구로타임즈
  • 승인 2004.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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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부패에 유권자 격분...“제대로 뽑겠다 //"정치, 정치인들이라면 지긋지긋해요. 말도 꺼내지 말아요. 제발 쌈박질좀 그만하고, 돈 좀 그만 받아먹었으면 좋겠어” (윤월균씨, 52, 궁동) “싹 갈아야혀, 무조건 새로 나온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지금 사람들은 다 썩었어. 모두 받아먹고 안 먹었다고 하잖아” (김순자씨, 71, 구로3동) 유권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거리, 역, 사무실, 공공기관등 지역사회 곳곳에서 만나는 지역주민들마다 총선 등에 대한 생각들을 들어볼라치면 연일 드러나는 정치권의 ‘검은 돈’ ‘부정부패’소식에 진저리를 치는 모습들이다.

그러나 이같은 격렬한 반응의 한편에선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종전과 달리 이번에야말로 유권자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해보겠다고 벼르는 유권자들의 변화된 심기가 적지않이 묻어나고 있어 올 4월 총선 투표율 등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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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국회의원 선거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본지는 이번 호부터 앞으로 7회에 걸쳐 총선기획 시리즈를 시작한다. 비리와 부패로 얼룩진 우리 정치권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길은 주민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에서부터 시작될 수 밖에 없다. 이에 본지는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도울 수 있도록 지역현안, 후보 , 공약 등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나가도록 할 것이다. 또 누가 앞서고 뒤서는 식의 경마보도나, 단순한 정보전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 중심의 보다 전방위적이고 다각적인 취재보도를 해나갈 것이다. 이번은 그 첫 번째 기획으로 총선을 앞둔 지역 유권자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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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2동에서 2년째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김호연(40)씨는 “지금의 부도덕한 정치인을 뽑아준게 우리지 않느냐”며 “이번에 우리가 정신차려서 기성정치인을 모두 몰아내고 깨끗한 사람을 뽑아야 된다. 그러면 희망이 있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봉시장안에서 30년동안 여성의류를 팔고 있다는 한말선(63)씨도 “정치인들 하는 것 봐서는 선거를 숫제 안하고 싶지만, 안하면 어떻하냐. 하지 않아도 안되니 하겠다”며 유권자로서의 답답한 심경을 털어놓다가 마지막엔 투표의지로 말을 맺어 눈길을 끌었다.

정치권하면 ‘부패’가 연상되는 오늘의 현실에 정치인 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의 책임도 크다는 주민 스스로의 매서운 질책도 터져 나온다.

정치인에 대해 입에 담는 것도 싫다고 하다 말문을 연 주부 최태영(36, 구로본동)씨는 “ 뽑아준 우매한 지역구민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투표장에서 찍어준뒤에는 아무도 그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관심도 갖지 않기 때문에 의원들은 지역구민을 무서워하지 않고 자기맘대로 정치를 하고, 유권자들은 무슨 문제가 생기면 그 때서야 지역구의원이 뭘하는지 모르겠다고 일방적인 푸념을 하고 있다”면서 그는 “일차적으로 유권자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유권자책임론을 편다.

지역정치인들중에 어떤 사람을 뽑고싶으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도덕적으로 깨끗한 인물’을 첫손으로 꼽고 있으며, ‘전문성 등을 갖춘 능력있는 인물’ ‘서민의 생활을 이해하고 관심가져주는 인물’ 등에 대한 요구도 잇따랐다. 이에따라 당보다는 이같은 조건들을 갖춘 인물중심으로 관심을 갖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분위기.

구로4동에 사는 주부 박영순(34)씨는 “이기적이고 자기 밥그릇 챙기는 후보자는 절대 찍지 않겠다”며 이번 선거에는 “후보자들이 지금까지 해온 전력을 확인하고 이번만큼은 정당과 관계없이 지역봉사에 뜻을 둔 양심적인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오류동물병원의 김영민 원장(오류동)은 요즘 정치권 모습에 큰 실망을 나타내면서 물갈이 되어야 한다며 참신함과 함께 연륜과 경륜이 어느 정도 갖춰진 40대 연령층을 조건으로 꼽기도 했다.

구로동에 사는 이맹형(36)씨는 요즘 제기되는 물갈이론과 관련, “나이를 기준으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도덕성이나 능력에 문제가 있는 의원을 먼저 청산해야 한다”고 말한뒤, “총선때 후보들의 여러 조건을 비교해서 선택하겠다”고 말한다.

지역문제들에 대한 질문에 대해, 많은 주민들사이에서 늘상 지적되는 열악한 교육 문화시설, 녹지공간 부족, 저소득층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책, 보육시설 부족 등도 거론됐지만 여전히 지역정치인들의 진정한 ‘민의읽기’노력 부재를 질책하는 소리들도 흘러나오고 있다.

구로6동에서 중국동포를 대상으로 양꼬치 점을 운영하고 있는 국옥현(45)씨는 “이 지역의 생존권이 달린 중국동포 집중단속에 관심을 기울이는 정치인이 단 한명도 없다”며 지역정치인들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중국동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지역경제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지적한 국씨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 대안이나 대책을 나타내는 지역정치인들을 보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신도림동역앞에서 만난 박모씨는 “구로주민들이 필요로 하는게 뭔지 정확하게 파악해 진행해야 하는데 그런 적은 없다”며 “그 작업이 선행되지 않는 한 어떤 사업도 성공하기 요원할 것”이라고 따끔한 경고의 메시지까지 덧붙였다.

4월 총선에 출마할 후보, 지역정치인들에 대한 주민유권자들의 냉철한 평가는 어느새 유권자 자신의 생활 속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 구로타임즈 / 김경숙 - 김철관- 최대현- 이혜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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