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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프랑스 어린이도서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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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프랑스 어린이도서관들
  • 구로타임즈
  • 승인 2003.12.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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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지 혜(삼풍석유 자료실 선임사서, 전 인표어린이도서관 선임사서) 모 방송 오락프로그램이 하나의 기적을 일으키고 있다. 그 기적을 보러 나는 전라남도 순천을 향했다. 초행길에 타고 간 택시기사는 말했다. “어메~ 먹고 살기도 어려운디 뭐시가 중요해서 도서관을 많은 돈 들여 짓는 당가? 그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조금씩 나누어주지이잉~” 이 택시기사의 말에 우리는 어떤 대답을 할 것인가.

나는 99년 2월말에 프랑스 파리로 가서 2002년 8월 말에 귀국했다.

우리나라에서 어린이도서관에 근무하다가 갔기에 자연히 프랑스의 어린이도서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지금 우리나라는 옳든 그르든 어린이도서관은 우후죽순 만들어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나는 심히 우려가 된다. 도서관은 밑 빠진 독에 물 붇기 격으로 운영자금이 많이 드는 사업인데, 한때의 유행처럼 붐이 일어났다가 지어만 놓고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어쩌나하고 말이다.

이것이 염려 많은 나의 기우이길 바라면서 우리나라보다 먼저 어린이도서관이 지어졌고, 발전되어있는 프랑스 파리의 어린이전문도서관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한다.

프랑스의 수도인 파리는 모두 20구로 나뉘어져 있는데 도서관은 62개가 있다. 그중 어린이 단독 도서관은 14개이다. 나머지 도서관은 어른. 어린이 공용도서관이다. 참고로 파리의 크기는(약106㎢) 서울의 사대문안 정도의 크기이다. 이러한 크기에 62개의 도서관이 있으니 그야말로 걸어서5~10분 안에 도서관을 갈 수 있다.

대개의 도서관이 공원과 접해있든지 아니면, 공원 안에 자리 잡고 있어서 놀이와 책이 접목하기에 적격이다. 공부도 즐거워야 그 효과가 배가 되듯이 도서관도 즐거움에서 찾으면 그 효용가치가 배가 될 것이다. 파리의 도서관은 그렇게 문턱이 낮았다.

파리의 어린이 전용도서관은 그 역사가 192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파리 5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정식명칭은 BIBILITHEQUE L'HEURE JOYEUSE로 즐거운 시간도서관이다. 이 도서관을 비롯하여 각 구마다 어른. 아이 공용도서관 및 어린이전용도서관이 3개 정도는 있는 것이다. 참고로 1구의 크기는 서울의 ‘동’의 크기만 하다고 보면 될 것이다.

즐거운 시간도서관의 예를 들면, 올해 3월 현재 장서가 총 5만4,840(도서, 디스크, 테이프... 기타 자료 포함)권에 이른다.

초기에는 한 건물에 어린이만을 위한 1세대 도서관으로 건립되었으며, 이용자가 늘면서 도서관을 재 증축해 그 규모가 커지면서 유아용 방, 초등 고학년 방.. 등 다양한 재미있는 책 놀이 접근을 유도하고 있다.

이 도서관에는 세 명의 여사서가 주축이 되어 설립되었으며, 그 이후 잘 교육된 사서들이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는 학구과정이 아닌 특수과정으로 국가인력양성기관에 서 엄선된 시험을 거친 사람들을 모아 교육시켜 도서관에 배치 운영되고 있다. 이 러한 인력관리는 철저한 직업의식을 배양시켜 제대로 된 도서관의 기본철학인 봉사 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실제 도서관에 근무하는 그들의 태도에서 잘 느 낄 수 있었다. 그들은 내가 외국인임에도 언제나 내가 부담 없이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온화한 분위기를 연출해주었다. 무슨 질문을 해도 언제나 상냥하게 접근을 도와주었다.

무엇보다도 어린이도서관에서의 사서의 자세는 이용 어린이의 눈높이와 같이 그들 이 쉽게 내 집에서 책을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온화한 분위기가 필요하지 않을 까. 실제 내가 살펴본 파리의 어린이 전용도서관 직원들과 이용 어린이들의 관계는 질서속의 자유스러움이 있었다.

파리의 어린이도서관들은 도서관 마다 약간의 시간차는 있지만 대체로 개관시간이 화.목.금요일은 오후3시부터 6시15분까지, 수요일과 .토요일은 오전10시30~오후6시 30분까지였다. 그러나 개관시간중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지 않았다.

특별한 프로그램들은 일반개관시간 외의 시간에 견학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내가 직접 참관한 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견학을 한 학급만 왔으며, 한 학급이 대략 20명 정도였다. 그리고 견학 시 조용한 가운데 자유로운 책과의 접근이 이루어졌다. 일단 도서관에 들어오면 처음 한 20분 정도 자유스럽게 아이들을 풀어놓아 아이들은 책과의 시간을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가졌다. 구연동화가 시작되면 원하는 아이들만 참석하고 원하지 않는 아이들은 책과의 시간을 가졌다. 구연동화가 진행되는 중간에도 아이들은 자유롭게 들고나갔다. 조용함속에서 자유스러움이 있었다. 즉 모두 동일한 행동을 하기를 강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일반적인 도서관 이용 외 도서관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실제 지금 우리나라 공 사립 어린이도서관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 보다 다양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진 행의 내용은 내보이기위한 실적위주가 아니라 진정 어린이들을 위한 책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즐거운 책 놀이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상 프랑스 파리의 어린이도서관을 내가 실제 가보고, 경험한 것을 토대로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나는 이 말에 공감한다.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들에게 신체적인 건강 못지않게 올바른 눈과 곧은 가슴을 가지고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한다고 본다. 이런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그 중 가장 아름다운 방법이 어린이도서관을 세워 제대로 운영하는 것일 거라는 주장으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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