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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눈치보는게 더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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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눈치보는게 더 힘들어요
  • 김철관
  • 승인 2003.12.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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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 포장마차 운영하는 나인숙씨//“호떡 좀 사주세요.” 고척1동 사는 나인숙(42) 씨는 호떡 포장마차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 공무원이던 남편의 실직에다 불경기로 자신이 경영했던 식당까지 장사가 되지 않아 망하는 등 이중고를 겪었다. 게다가 자신이 경영했던 식당 집주인까지 빚으로 도망쳐 식당 보증금도 받지 못한 채 막막한 신세가 됐다. 생계 유지를 위해 호구지책으로 호떡 포장마차를 최근 열었지만 구청의 단속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불법인줄은 알고 있습니다만 이것이라도 안 하면 가족 생계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의 통행에 불편함이 없게 할 테니 단속만은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단속 공무원들도 어려움이 있는 줄은 잘 알고 있지만 생존권의 문제인데 어떻게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

얼마 전 구청 단속시 가스통을 떼어 갔다고 막막함을 호소했다. 그렇다고 포장마차를 그만두면 가족의 어려운 생활이 계속 지속될 것 같아 용기를 갖고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는 나 씨. “호떡을 팔고 있지만 구청의 단속이 언제 있을지 모르니 항상 조바심이 나요. 단속 눈치 살피는 것이 호떡 파는 일보다 더 힘들어요. 때려치우고 싶지만 경기가 불황이라 마땅한 취직자리도 없습니다. 구청 단속반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서민의 마음을 헤아려 줬으면 합니다.”

그의 남편은 3년 전까지만 해도 직장에서 성실하기로 소문난 교정직 공무원이었다. 하지만 2000년 6월 당시 식당 일을 하는 자신을 도우려다가 사표까지 내게됐다고.

“제가 운영한 식당에서 싸움이 벌어져 야간 근무를 하고 있는 남편을 불렀지요. 서로 말다툼과 몸싸움을 하다가 남편이 결국 파출소까지 가게됐어요. 직장 근무시간에 하루를 꼬박 파출소에서 보내게 된 것이지요. 공무원인 남편 직장에서 근무이탈로 밝혀져 책임을 지고 사직을 한 것이지요. 지금 생각하면 징계를 받더라도 다니게 할 것을 그랬어요. 후회가 됩니다.” 현재 남편은 3살 난 아이를 돌보며 직장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며, 아파트 관리소장 공부도 틈틈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33566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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