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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칼럼 7]새로운 세계 'e스포츠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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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칼럼 7]새로운 세계 'e스포츠 리그'
  • 이성동(정성행정사사무소)
  • 승인 2018.01.05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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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오락실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지능개발이라는 큰 글씨가 쓰여진 문과 그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귀를 어지럽히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지만 음악축에 끼지 못했던 게임음악, 모니터를 통해 거칠게 뿜어져 나오는 형형색색의 빛 그리고 코찔찔 동네 아이들과 껄렁해보이는 형들... 


이곳의 스타는 당연히 최고 점수를 갱신한 친구들과 마지막 스테이지를 클리어해서 엔딩 크레딧을 보여주는 친구들이었다. 부모님께 잔돈 몇 푼이라도 얻을 수 있는 운 좋은 날엔 만사제치고 오락실로 달려갔다. 때로 주머니가 넘치는 날엔 친한 친구 몇몇을 데리고 가 선심 쓰듯 동전을 넣어 주기도 했다. 빈주머니라도 오락실에 있는 동안은 숙제나 성적통지표에 대한 고민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물론 학급 반장이나 고자질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들키면 선생님께 된통 혼나게 됐으므로 그런 요주의 친구들과 반장의 눈을 피해서 가야만 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개인용컴퓨터가 널리 보급되고 심지어 휴대전화기를 통해 게임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되니 당시의 전자오락실은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간혹 보이는 오락실이라도 당시와 전혀 다른 깔끔한 인테리어와 웅장한 사운드는 빈주머니로 들어 갈 엄두조차 안나게 한다. 하지만 시대가 흘렀다고 하더라도 게임에 대한 경각심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여전히 부모님들의 우려스러운 시각은 존재하고 잔인하고 폭력적인 게임은 간혹 터지는 강력사건 범인의 범행동기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게임개발자나 프로게이머, 게임해설가 등 게임과 관련한 직업을 갖기 희망하는 청소년이 늘어가는 추세이니 격세지감이다. 

얼마 전 구로구청 대강당에서 사단법인 학교너머더큰학교가 주관한 'e스포츠 리그'가 열렸다. 구청에서 이런 행사가 개최된 것도 놀라운데 그 행사를 기획하고 시행한 주체가 청소년들 이었다는 사실은 더 놀라웠다.

그리고 그 날 결승전을 위해 지역 중고등학생으로 구성된 32개 게임팀들이 온라인상에서 토너먼트로 예선전까지 진행했다고 하니 계속되는 놀라움을 감출수가 없었다. 전자오락이라는 단순 유흥성 놀이를 벗어나 e스포츠 리그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가는, 게임에 대한 편견을 넘어 그 강점을 활용하고자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니 그저 대견하고 아름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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