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9 09:55 (월)
베일속의 사랑전도사들
상태바
베일속의 사랑전도사들
  • 김철관
  • 승인 2003.09.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묵묵한 봉사단체 ‘다오미’를 찾습니다." 추석, 설 등 고유의 명절이 다가오면 온통 나라가 가족중심의 축제 분위기로 들떠있다. 하지만 어두운 그늘에 사는 뒷골목 아이들은 가족중심의 명절이 별로 신통치 않는 분위기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오류2동 있는 사회복지법인 오류애육원(원장 정재옥)을 찾았다. 가족을 그리며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는 아이들을 만나보고 후원단체들의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기자가 원장실로 들어서자 정재옥 원장이 너무 오랜만이라며 반가움을 전했다.

그와 애육원에 관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 끝에 후원회 관련 대화가 화제가 됐고 그는 묵묵히 이곳에서 봉사하고 있는 한 단체를 소개했다. 지난 2000년 초부터 3년 째 봉사후원을 하고 있는 ‘다오미’라는 단체였다. ‘다오미(회장 정미자)’는 지금까지 어느 사람에게도 잘 알려진 단체가 아니다. 그들은 알려진 것만으로 봉사의 의미가 희석된다는 지론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이 단체는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에 위치한 단체라는 것뿐, 오류애육원에서도 정확한 정보 및 소재지를 잘 알지 못하고 있는 베일에 가린 봉사후원단체다. 15명에서20명 정도 회원들이( 직장인 및 가족단위) 매달 셋째주 토요일 저녁이면 어김없이 이곳을 찾아 저녁식사를 해주고 돌연히 사라지는 단체라는 것뿐, 이외에는 알려진 바가 없다.

‘다오미’는 이곳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는 56명(직원포함 70명)의 원생들에게 저녁식사를 준비할 수 있는 식품을 사와 조리를 한다. 조리가 끝나면 식당 식탁에서 원생들과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며 함께 식사를 한다는 것이었다. 이들이 만든 메뉴는 3년간에 걸쳐 불고기, 떡복기, 잡채, 김치 등 무수히 많다. 이들은 식사가 끝나면 음료수, 과일 등 간식을 원생들의 안식처인 각자의 방까지 친절히 배달해주는 배려도 잊지 않고 있다.

정재옥(52) 원장은 ‘다오미’에 대해 “정확한 시간에 와 몸소 후원을 실천하고 있는 봉사단체”라며 “재료를 직접 사와 식사를 만들어주고 애들과 가족적 분위기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보기 드문 봉사단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5살 때부터 이곳에서 자란 윤진혁(12. 오류남초5)학생은 “다오미가 해준 부침개와 불고기가 맛있었다”며 “맛있는 음식을 준비할 다오미가 올 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곳의 맏형인 덕일전자공업고등학교에 다닌 이재상(18, 고2)학생은 “처음 다오미가 봉사활동을 왔을 때 조금 어색했는데 지금은 가족 같은 생각이 든다”며 “식사가 끝나고 배달된 간식이 일품”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5월5일 구로구청 주최 어린이 사생대회 글짓기 분야 대상을 탄 오류남초등학교 두완섭(13, 초6) 학생은 “다오미가 식사를 해주면 괜히 행복해진 것 같고 따뜻하게 느껴진다”며 “앞으로 커서 다오미 같이 묵묵히 봉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다오미는 과연 어떤 단체일까. ‘다오미’란 낱말을 사전에서 찾아봤다. ‘다오미’는 “상대를 좀 대접하거나 친근한 맛을 느끼게 하는 뜻”이라고 적혀있다.

사회복지법인 오류애육원은 18세 미만의 기아, 결손, 미아 등의 소년소녀들을 보호하고 교육하는 양육시설이다. 1951년 설립됐고 현재 후원자 및 후원단체를 찾고 있다.

(홈페이지 www.oryu.org 전화번호 02-2612-6534) 3356605@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