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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로 막은 체벌사태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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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로 막은 체벌사태 처리
  • 최대현
  • 승인 2003.07.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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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일대 ㄷ초등학교에서 일어난 담임교사의 체벌로 인한 학생 입원 사건이 사태발생 1달반 가량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책임이 있는 학교측이 '나몰라라'식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피해자는 있는 데 이를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피해학생인 김모군의 부모는 사건 초기만해도 학교내에서 교육적인 방법으로 해결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 교육청 등 학교외부로 사건이 확대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학교측은 이같은 김모군 부모의 바람을 저버리는 모습을 줄곧 보여주고 있다. 사건이 있은 직후 열린 공개수업에서 폭력체벌을 가한 담임교사를 그냥 담임선생님으로 세우려는 모습을 보여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았고, 김모군 부모에게 ‘담임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달라, 우리 악연을 만들지 말자’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분노를 사기도 했다.

김모군 부모는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가량이 지나 청와대와 교육청 등 관련기관에 진정서를 내고 경찰에 고소한 것은 학교측의 바로 이같은 모습에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뒤에 밝혔다.

학교측은 많은 매스컴에 이같은 사건이 보도되었는데도, 학교 이미지 실추만을 들먹이며 사건을 무마시키기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또한 일부 학부모 단체 임원들과 학부모들이 낸 '학교내 불상사로 인한 진상규명과 오보에 대한 학부모의 입장'이라는 글을 통해 학부모의 갈등을 조장하고 피해자를 오히려 가해자로 만들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물론 학교측은 이에대해 전혀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사건에 대한 어떠한 입장표명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이번 체벌사건에 대한 학교측의 인식수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할 것이다. 학교내에서 폭력체벌이 일어났는데도 개인과 개인간의 일로 치부하고 당사자간에 해결돼야 할 일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으며 심지어 학교이미지 실추만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이는 "학교가 이 지경이 되어 어떤 학생이 오겠냐. 그냥 조용히 해결되도록 해달라"는 학교장의 말에서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학교측은 현재 피해학생이 하루 빨리 학교로 나오는 게 해결의 실마리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피해학생이 학교에 나와 사건 전과 다름없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이라는 점일 것이다. 학교측은 이번 체벌사건을 하루빨리 개인간의 문제가 아닌 학교 전체적인 사건으로 인식, 체벌 사건과 일련의 과정에 대한 공식입장 표명과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1차적인 책임을 져야 할 담임교사는 현재 1달 가량의 '병가'상태로 연락이 두절된 상태이며 김모군은 입원 후 현재까지 '병결'로 처리되고 있다. 체벌을 가한 교사는 병으로 '휴가'지만, 피해를 입은 김모군은 병으로 '결석'이 되고 있는 것이다.

jule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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