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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45]구로생협 내 동아리 청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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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45]구로생협 내 동아리 청소부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6.03.18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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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또래 자녀를 둔 엄마들이 모였다. 처음엔 매주 토요일에 모여 독서토론회를 하고, 부모들의 재능기부로 요리나 다양한 생활용품, 화분 만들기 등을 했다. 때론 아이들이 일일 강사가 되기도 했다. 다음해인 2012년에는 서울시 우리마을프로젝트 '부모커뮤니티'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역사문화탐방을 다녔다. 주말, 방학, 연휴 등을 활용해 당일, 1박2일, 3박4일까지도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떠나는 기획여행이었다.

회원들에게 왕언니로 불리는 이미경(53, 고척2동)씨는 중학생이 된 아들과 여러 갈등이 있었다. 모임을 할 때도 첫 반응은 "왜 해야 해? 꼭 가야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를 거듭할수록 아이가 더 좋아하고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서 놀라웠다. "겪어보니 중학생 시절엔 공부보다 아이와의 관계가 우선이더군요. 아이가 중학교 2학년 때 공부해야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럼 하고 싶을 때 하라며 아예 학원을 보내지 않았어요. 그랬더니 3학년 올라가서는 학원 보내달라고 먼저 말하더라고요. 원하는 학원으로 보내주는 대신 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끊겠다고 했더니 조금씩이라도 성적을 올리더라고요."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아들은 학교에서 있었던 일도 먼저 와서 할 정도로 친밀해졌다고 귀띔한다.

홍경미(49, 신월동) 씨 역시 외동아들을 키우면서 사춘기 아이들의 특성이나 성향을 잘 몰라 아들과의 소통이 어려울 때 '청소부' 안에서 또래 아이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회원 엄마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내 아이를 이해하게 되었고, 부모의 역할도 배우게 됐어요. 모임을 통해 아이도 성장하고, 저도 인내하며 믿고 기다리는 법을 터득하게 됐어요."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엄마들과 같이 여행을 다니는 것이 기특하고 고맙다. 하지만 훗날에는 아이들이 우리에게 "돈 주고도 못 살 추억을 만들어 주어 고마워할 날이 올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개학하기 전 2월말에 중국 북경을 다녀왔다. 해외여행은 처음이었는데 방송을 통해서만 보던 만리장성과 천안문광장을 직접 와서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놀라웠다"고 김순복(48, 고척동) 씨는 말하면서 "아이가 고3이 되면 시간 없을테니 그 전에는 열심히 다니자는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1남3녀를 둔 신희경(42, 개봉동)씨는 "모임은 자녀들이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시작했지만 초등학교 입학하면서부터 학부모로 서로 알아왔고, 구로생협 마을모임으로도 만나는 사이라 더더욱 이야기도 잘 통하는 것 같다. 모임을 통해 아이들 사회도 알게 되고, 또래 아이들의 이야기도 들으면서 서로 소통해 나가고 있다. 좋은 이웃을 만나게 된 것이 큰 재산이고 감사함이다"라고 강조했다.

"아이와 서로 생각이 달라서 대립될 때 내 아이만 봤다면 갈등의 골이 더 깊었을 거예요. 하지만 주위 아이들과 어머니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생각 못한 아이들의 성향을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서로 맞서면 답은 없는 거 같아요. 적당한 밀땅도 아이들과 잘 지내는 방법이 될 수 있죠." 김기순(49, 고척동) 씨는 요즘이야말로 '답정녀'식 교육보다는 옳고 그름을 떠나 아이의 편에 서주는 것이 지혜로운 모습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청소부 회원이자 구로생협 이사장인 박기일 씨는 "아이들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엄마들도 모이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들이 대학을 가고, 직장을 다녀도 이렇게 함께 다니면서 웃고 울고 먹고 놀고 나누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청소부는 비회원도 참여 가능하다.

▶청소부지기: 김순복, 박기일, 이미경, 홍경미,
     김기순, 신희경, 김영주, 서정아, 오미하, 김민자
     가입 문의 02-2611-2124 
▶청소년- 이성운, 박근일, 김정민, 이민주, 김단영
     신민주, 김수현, 이승헌, 김다영, 김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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