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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44] 구로노인종합복지관 경기민요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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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44] 구로노인종합복지관 경기민요반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6.03.12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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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 부르며 꽃다운 시절로 '사뿐사뿐'

구로노인종합복지관(구로5동 소재) 경기민요반은 1997년 개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장수교실이다. 매주 화요일 3층 강당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은 오전 11시~11시50분까지 복지관 회원이면 누구든지 수업료나 수강신청 없이 바로 참여 가능하다.

겨울바람보다 더 뼛속 깊이 파고드는 꽃샘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어르신 회원들이 강당에 모였다. 어림잡아도 100명이 넘어 보일만큼 매니아층이 두터운 경기민요반 회원들은 이현정 강사의 장구 가락에 맞춰 노래를 이어가는데 어깨가 들썩, 박수가 절로, 흥이 넘쳐난다.

"장구가 좋다보니 민요를 배우고 싶었고, 그래서 경기민요반에 들어왔다"는 기용순(84, 구로3동) 회원은 어지간한 민요는 책을 보지 않고도 줄줄이 외워서 부른다. 관절이 좋지 않아 매일 하던 에어로빅은 쉬고 있지만 민요만큼은 포기할 수 없어 구로3동에서 지하철을 타고 온다. 매주 화요일은 복지관에서 가락장구반과 아리랑농악대반, 경기민요반을 오가며 배울 정도로 우리가락에 푹 빠져있다.

2004년부터 민요를 배워온 한필순(81, 구로2동) 회원은 "민요를 좋아해 집에서도 텔레비전에서 민요소리가 나오면 따라 부를 만큼 좋아한다"고 말했다. 소학교 1학년 때 해방이 되었고, 5학년 때 한국전쟁이 일어났지만 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공부를 계속 했을 정도로 배움에 대한 열정이 많았던 한필순 회원은 "도라지나 아리랑, 노들강변 등 어려서부터 듣고 불렀던 민요를 지금도 여한 없이 부를 수 있어서 좋다"고 강조했다.

최인식 (80, 구로5동) 회원은 "민요를 부르면 신이 나고 재미있어서 어떤 곡이든지 따라부르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목이 잠기는데 더 잠기기 전에 노래를 불러야겠더라"고 이야기하면서 "자꾸 부르고 연습하다보니 더는 목이 안 잠기는 거 같다"며 웃는다.

"매년 복지관에서 각 프로그램별 발표회가 있어요. 사실 저는 어르신들과 공연이 힘들거라고 생각했지만, 안무까지 하면서 민요를 불렀는데 손동작 하나하나 잘 맞춰 하셔서 깜짝 놀랐어요." 이현정(45) 강사는 무대경험에 자신감을 갖게 된 어르신들이 "또 이렇게 안무를 만들어 연습해서 봉사도 하고 싶다"는 이야기까지 해 큰 보람을 느낀다고.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많다보니 이현정 강사는 주입식이 아니라 즐겁고 흥겹게 흥을 느끼게 해드리려 노력한다.

"얼씨구나 좋다 지화자 좋네,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창부타령으로 문을 연 수업은 어르신들을 타임머신에 태우고 꽃다운 시절, 행복한 마음의 고향으로 실어 날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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