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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42]화원종합사회복지관 영어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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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42]화원종합사회복지관 영어교실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6.02.27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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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70대 어르신들의 웃음꽃 피어나는 '교실'
▲ ■ 회원 이순탄 유명숙 전정순 임근자 박성순 배금자 장금자 김연홍 방신옥 윤원옥 이강호 서광자 이영순 김영남 김귀자 김덕례 이종순 전옥순 정영임 천영애

원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지역사회 내 5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여가선용의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 일명 '아름학당'을 개관(2005)이래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 그 중 '영어교실'은 ABC로 시작하는 왕초보반 5~6명으로 시작해 이제는 기초회화, 중급회화반까지 진행되고 있다. coffee, restaurant, fashion, chicken...

누군가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흔한 거리간판이지만 누군가에겐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이선미(42) 강사는 "나이 들어서 웬 영어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 거리에 나가면 간판의 1/3이 영어다. 우스갯소리로 아파트에 써 있는 영어를 못 읽어 못 찾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실제로 백화점에 옷을 바꾸러 갔는데 브랜드명을 몰라 층층이 다니며 비교해보고 찾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 손주들이 외국에서 살다 와서 영어로 이야기하는데 하나도 알아듣지 못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어르신들도 있다"면서 "그래서 영어회화를 유창하게 하는 것보다 우선 생활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영어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을 우선으로 했다. 이제 호텔과 모텔은 구분해서 읽는다는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영순(66, 구로2동) 회장은 "5~6년 전에 시작해 1년 쉬었다가 다시 시작했어요. 가장 편리한 것은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숙소에서 샴푸, 린스, 바디로션을 구분해서 읽을 수 있게 되니 좋더라고요. 지하철을 타도 도착역 자막에 한글과 영어표기가 같이 나오니 보면서 읽고 손가락으로 내 무릎에 쓰면서 연습해요." 이영순 회장은 "스펠링 안 보고도 스스로 영어를 읽을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배울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선생님께서 귀에 쏙쏙 들어오게 잘 가르쳐 주셔요. 처음엔 입이 안 떨어졌는데 이젠 좀 입에 붙네요." 1년쯤 배웠다는 이강호(72, 구로2동) 씨는 얼마 전 운현궁에 갔다가 영국관광객을 만나 떠듬떠듬이지만 궁 소개를 해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 관광객도 알아듣고 감사함을 표현했다면서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날이 오도록 더 열심히 배울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영어 대문자만 알았던 김연홍(61, 구로동) 씨는 3년쯤 배우니 외국 나가서도 질문을 알아 듣고 내 방 번호를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

"외출을 하면 의식적으로 영어 간판을 읽으며 다녀요. 그래야 활용도 되고, 새로 생기는 것들이 무엇인지 유행도 알게 되고요. 모음이 들어간 단어는 헛갈릴 때가 있어서 적었다 물어보기도 해요."

매년 열리는 화원종합복지관의 화원페스티벌에서 올드 팝송을 연습해 부르는 등 어르신들의 배움의 길은 넓고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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