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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22]가린열사랑 (개봉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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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22]가린열사랑 (개봉2동)
  • 박주환 기자
  • 승인 2015.08.30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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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거리'를 사랑받는 사랑방으로
가린열북카페에서 열린 '작가와의 대화'후 송용진작가(가운데)와 함께 촬영한 가린열사랑 자원봉사팀. 사진 왼쪽부터 김인선 김혜경 홍신자 박리다 최영란 최선옥.

개봉중앙시장 인근에 위치한 가린열 북카페(개봉2동, 개봉로 17길 12)는 마을주민들의 사랑방이다.

한 사람이 들어와 앉아 있으면 이내 다른 주민이 들어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함께 자리를 갖는다. 카페 운영자들도 주민들과 자연스레 안부를 묻고 대화의 꽃을 피운다.

동네 분위기를 밝고 따뜻하게 만든 가린열 북카페는 지난 2013년 5월 1일 문을 열었다. 원래는 파출소가 있던 자리였지만 파출소가 통폐합 결정되면서 이전하며 텅 빈 건물로 흉물스럽게 남아있던 공간이었다.

실제로 북카페가 들어서기 5년 전 무렵부터는 노점상이 늘어서고 청소년들이 모여들어 주민들입장에서는 여러모로 골칫거리일 수밖에 없었다.

 5년 전  빈  파출소공간  북카페로  꽃피워  낸  마을주민들

바로 이곳에 북카페를 만들어 낸 것이 가린열 사랑이라는 모임이다. 애초부터 이름을 갖고 모임활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당시 통장, 상인회, 주민들이 모여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했고 마을공동체 공모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처음에는 공원을 만드는 사업으로 공모에 당선됐지만 공원 관리 인력 고용 등의 문제가 있어 다른 방식을 모색해야 했다.

결국 해당 지원금으로는 한국수자원공사 소유로 돼있던 토지를 매입하고 새로운 공모를 통해 북카페 사업을 따냈다.

함께 활동하던 10명의 주민들은 지역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자는 데에 의견을 모아 북카페를 조성키로 했다.

가린열이라는 이름은 갈대와 여울이 어우러진 곳이라는 이름으로 이 지역의 옛 지명이다. 가린열 사랑이 공식적인 모임이 된 것도 이 즈음.

처음엔 10명이었지만 현재 북카페 운영 등 직접 자원봉사로 참여하는 회원은 모두 6명이다.

이들은 현재 평일(월~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돌아가면서 카페 운영을 맡고 있다.

가린열 사랑의 홍신자 대표는 "당시 심춘섭 동장이라는 분이 있었는데 개봉동의 역사를 굉장히 열심히 찾아내신 분이었다"며 "그 분으로부터 가린열이라는 이름을 알게 됐고 우리가 지역에서 서로 알게 됐으니 '가린열 사랑'이라고 모임의 이름을 짓자고 결정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가린열 사랑의 회원들은 카페의 문을 열며 음료의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5번이나 모임을 갖는 등 고심을 거듭했다고 한다. 지역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만큼 생업을 위해 카페를 운영하는 상인들에게 피해를 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기본 아메리카노의 가격을 다른 곳과 동일하게 2000원으로 책정을 했고 다른 메뉴들을 조금 저렴하게 판매하기로 했다. 주말과 저녁 이후에 운영을 하지 않는 것도 이 같은 고민의 일환이다.

가린열에서는 북카페 운영 외에도 이 공간을 이용해 교육프로그램 및 강연을 종종 열고 있다.
퀼트, 한지공예, 어르신 스마트폰 교육 등을 진행해 왔으며 최근엔 주민 재능기부를 통해 아이들을 대상으로 역사 위인 수업을 열기도 했다.

현재는 화요일 서양화 수업, 수요일 독서동아리 리더양성교육, 목요일 독서토론이 이어지고 있으며 금요일에는 성격유형진단 에니어그램과 기타 수업을 진행 중이다. 새로운 강좌는 카페 내 게시판 등을 통해 공지하고 있다.

이밖에도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카페 앞 마당에서 알뜰시장을 열고 있다. 시장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며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판매하고 공유하는 자리로 활용된다.

가린열 사랑은 작년부터 열린 개봉2동 마을축제에도 참여해 왔다.

회원들은 이날 음료를 제공하며 기부금을 모았고 모인 금액은 모두 불우이웃을 돕는데 사용했다고 한다.
"원대한 뜻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나가다 소나기가 오면 피해가고 개웅산을 오르다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들렸다 갈 수 있는 곳, 아이들도 학원가다 중간에 시간이 비면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이 됐으면 좋겠어요. 주민들이 지나가다 별일 없는지 서로 묻고 반가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됐으면 합니다".

가린열 북카페가 언제나 마을의 열린 공간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홍신자 회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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