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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70대 황혼의 빛나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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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70대 황혼의 빛나는 인생
  • 최대현
  • 승인 2003.05.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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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노인종합사회복지관 자원봉사 강사 박영희 할머니//













"너무나도 열의가 많아 즐겁게 하고 있어요. 수업시작 시간보다 30분 일찍 와서 저를 기다리고 있는 것만 봐도 그래요. 배우고자 하는 의욕이 높아 정말 열심히들 하세요"

시립 구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11시에서 한 시간 동안 수학을 강의하는 박영희(73, 구로본동)씨. '학생들'에 대한 자랑에 여념이 없다.

"오히려 제가 그 열의에 자극을 더 많이 받아요. 그래서 쉬는 시간 등 시간 날 때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게 설명해 드릴까 고민하고 있어요"

박씨가 수학선생님으로 자리를 잡은 때는 작년 9월. 복지관에서 일했던 한 직원이 박씨가 가지고 있던 남부교육청 과외지도필증을 보고 적극적으로 권유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동년배 노인분들의 배우지 못한 '한'을 풀어드리는 데 일조한다는 일종의 책임감에 '끝'까지 하려고 한단다.

"그 분들은 보따리지고, 리어카 끌고 다니는 등의 사회활동을 한 역사의 산 증인들이에요. 하지만 그러느라 많이 배우지 못한 '한'들이 있습니다. 남편 뒷바라지만 해 온 내가 그분들에게 그 '한'을 조금이라고 풀어드리고자 제가 그 동안 배운 것을 드린다면 그 분들은 저에게 더 많은 경륜과 정을 주세요"

그러면서 학생들의 100점짜리 시험지를 보여주며 "1, 2, 3, 4 모르는 분들이 억 단위까지 세는 것은 물론이고 3자리 곱하기까지 척척 해내고 있어요. 현재는 초등학교 3학년 수준이지만 6학년 수준도 충분히 가능해요"라며 다시 자랑을 늘어놓는다.

이런 선생님에 대해 학생들은 "수학도 친절히 잘 가르쳐 주시지만 매일 한자 두 글자씩 가르쳐 주고 공부에 필요한 공책도 직접 사주시며 많은 걸 주시려고만 하니 선생님이 보고 싶어 일찍 나오는 수 밖에요"라며 조금도 지지않고 선생님 자랑을 한다.

공부하시는 분들이 하나하나 알아가시는 것을 느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박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아버지를 따라간 평양에서 자랐으며 원산사범전문학교를 졸업했다. 남편 김동기(74)씨와의 슬하에 2남1녀를 두었다.

jule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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