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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02]구로중학교 1기 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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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02]구로중학교 1기 동창회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5.03.02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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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회 타임머신에 실은 이야기꽃

"반갑다 친구야!" 구로중학교 1기 동창회 모임에 항상 빠지지 않는 현수막 문구다. 동창회 장소에 하나둘 도착하는 동창들은 어느덧 타임머신을 타고 35년 전으로 돌아가 이야기꽃을 피운다.

지난 2000년경 모임을 시작했던 구로중학교 1기(1981년도 졸업) 동창회는 자녀 양육과 직장생활 등으로 한동안 모임이 뜸했다가 몇 년 전 SNS를 통해 다시 모인 이들은 온라인은 물론 오프모임까지 활발해졌다.

"처음 봤을 땐 얼굴도 낯설었어요. 그런데 차츰차츰 어렸을 때의 모습이 나오더라고요. 억양이나 어투, 걸음걸이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거예요." 이진명 총무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래도 친구는 친구라며, 옛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 때 그 시절이 생생하게 떠오른다고 이야기했다.

당시 초록색 단복을 입고 화단에 장미를 심던 걸스카우트 출신 조성실 씨는 "바쁘게 사느라 여유가 없다가 이제 좀 짬이 생겨 만나 이야기하다보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15살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학교 교훈이 '성실, 협동, 봉사'였기에 조성실 씨는 이름을 가장 잘 기억하는 동창 1위이기도하다.

남녀공학 시범학교였던 구로중학교 1기 동창생들은 총 20반 중 15반은 남자반, 5반은 여자반으로 한 반에 75명이 옹기종기 모여 수업을 했었다. 학교 완공이 채 안 된 상태에서 입학을 해서 비가 오면 진흙밭 되기 일쑤고, 운동장에서 돌 고르기, 흙 가져다 깔기도 흔한 체육시간 풍경이었다.

"1970년대 후반, 살기 어려운 시절에 각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들이 많았어요. 이사도 많이 가고, 그만큼 또 많이 왔죠. 게다가 중학교가 지금처럼 많지 않아, 저희 학년만 총 1천4백명이나 됐으니까요."

구로중학교 1기 동창회장과 구로중학교 총동문회 4대회장을 겸하고 있는 정경인 씨는 "오자마자 반말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동창모임"이라면서 "서울에서 중학교 동창회가 활성화된 곳이 많지 않기에 더욱 구로중학교 동창회가 귀하다. 그만큼 서로 위하고 화목하게 잘 지내는 것이 바람이라면 바람"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임준수 씨는 "평생 같이 해야 할 가치 있는 모임"이라고 덧붙였고, 김갑수 씨는 "모든 모임이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지만 여러 과정을 거쳐 정착단계까지 온 것 같다. 이제 좋은 점만 가져가는 모임이 될 것"을 강조했다.

동창 중에는 결혼해 알고 보니 동창인 커플도 있고, 자녀까지 구로중 동문인 경우, 아직 구로인근에 사는 친구들도 꽤 많다. 전명수 씨 역시 43년간 구로에서 그것도 한 집에서 살면서 매일 학교 앞을 지나다닌다.

이름만 대면 눈 감고도 찾아갈 정도로 구로동 일대를 꿰고 있는 전명수 씨는 "같은 세대를 살고 자라 공감대가 크다. 그리운 친구를 다시 보니 좋고, 회장을 도와 서로 단결하며 화목하게 잘 지내고 싶다"고 바람을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단체사진을 찍으면서도 사회에서 만났으면 못했을 장난을 치고, 농담을 주고 받는 구로중학교 1기 동창회원은 만나면 언제나 10대 웃음 많고, 꿈 많은 소년 소녀가 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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