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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00]개봉2동 한문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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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00]개봉2동 한문교실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5.02.07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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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님께 푹 빠져 살고 있어요"

한문으로 된 동양고전을 배우는 '개봉2동 한문교실'은 다른 주민자치센터에서 흔히 찾아볼 수 없는 강좌이다. 이원표(70,신도림동) 강사는 10여 년간 사자소학, 계몽, 명심보감, 천자문, 소학, 대학에 이어 요즘은 논어를 가르치고 있다.

"동양고전은 생활의 지혜를 얻어내는 철학서로 우리 삶을 움직여왔어요. 특히 공자는 수천 년간 동양사회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지요. 논어는 사서(대학, 중용, 논어, 맹자)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데, 공자는 언제나 쉬운 말로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눈앞의 일로써 깨우쳐 줍니다. 비범을 넘어선 평범이라고 할 수 있죠."

4년째 한문수업을 듣고 있는 홍영희(78) 씨는 6·25전쟁을 겪은 세대로 가정형편 등으로 중학교만 졸업했고, 결혼하고서도 아이들 뒷바라지하느라 만학의 기회도 놓쳤다.

하지만 한문교실에서 새로운 눈이 틔었다. "처음엔 한문이 어려워 잘 못 알아들었어요. 그래도 시간이 지날수록 들리고, 보이면서 재미도 붙고 좋아요. 삶이 기름져졌다고 할까요?"

한문교실의 청일점 이병양(71)씨는 6개월 전에 강사님이 유명하다는 소문을 듣고 왔단다. 한문이 익숙한 세대지만 한문을 아는 것과 해석하는 것이 또 다른데 수업을 하면서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손자 손녀에게 고전을 이야기해 주겠다는 의무감으로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삶은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서 살아야 안전하고 여유로운 위기관리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한문을 접하면서 명심보감, 공자님 가르침으로 자제력도 생기고, 마음의 정화, 삶의 활력소도 되어 용기가 생기고, 건강도 좋아지고 있어요. 각종 종교생활을 했지만 종교가 잡아주지 못한 것을 공자님께 얻어 푹 빠져 살고 있어요."

7년째 수업을 듣고 있는 장혜련(69) 씨는 한문수업을 통해 조선역사와 중국역사를 족보보다 더 잘 알게 됐고, 역사는 물론 생활의 지혜와 상식이 풍부해졌다고도 말했다.

영어교사를 지낸 이원표 강사는 유학자인 할아버지 덕분에 한자를 자연스럽게 접했고, 성균관대학교유학대학원을 졸업해 지난 1998년부터 여러 기관에서 동양고전을 가르쳐왔다.

그 중 양천노인복지관은 17년째 재능기부로 봉사하고 있는데 매번 70여 명의 회원이 등록할 정도로 인기수업이다.

"동양 삼국에서는 한자 모르면 이해 안 되는 것이 많다. 동양고전을 배우다보면 생활이 윤택해진다. 한자 하나도 모르던 80대 어르신이 수업을 통해 한문을 줄줄 읽을 때 보람을 느끼고, 정말 열심히 수업에 참여해 오히려 내가 고마울 때가 더 많다"고 이원표 강사는 말했다.

일주일 2번, 월요일과 금요일 오후 4시~6시까지 개봉2동 주민센터 2층에서 수업을 하며 수강문의는 2620-7262.

■ 회 원
     박춘옥 전양숙 이병양 강민순 박미숙
     유복순 추영자 최순자 유영자 백장미
     박찬임 김정애 장혜련 최경순 김정순
     홍영희 이인숙 안병례 진태순 황규성
     사희순 김여옥 정순자 안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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