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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94] 개웅산 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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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94] 개웅산 산악회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4.12.28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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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뒷산을 새벽녘 오르다보니...

개봉동에 위치한 개웅산에는 산이 좋아, 운동을 목적으로, 산책 삼아 오르는 사람들로 종일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렇게 오르면서 자주 만나다보니 산우회까지 결성하게 되었고, 새벽팀, 오전팀, 오후팀 등으로 나뉘어 산에 오르고 있다. 그렇게 시작한 개웅산 산우회는 30년을 훌쩍 넘긴 오래된 산행 동지들이 되었다.

"개웅산은 해발고도 125m로 높지도, 그렇다고 아주 낮지도 않아 여성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고 말하는 이은자(60) 씨는 18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을 가르며 산에 올랐다. 처음엔 일찍 일어나는 것과 정상까지 걷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이제는 중독이 되어 하루도 나오지 않으면 몸이 개운하지 않다.

산우회 최고령 회원 김만선(82) 씨는 둘레길도 없고, 군부대가 자리 잡고 있던 35년 전부터 개웅산에 올랐다. 개웅산 뿐 아니라 국내산은 물론 중국산까지도 섭렵해, '어디 무슨 산'하면, 높이부터, 등산코스까지 줄줄이 꿰고 있다.

김창제(74) 회장은 "등산도 등산이지만, 내려와 입구에 마련된 체력단련장에서 1시간 동안 역기, 윗몸일으키기, 철봉 등 각종 운동기구로 몸을 단련하는 것이 또 다른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몸이 불편한 분들이 산을 찾아오셔요. 그런데 한두달 꾸준히 오면서 전보다 훨씬 좋아져서 다니는 모습을 종종 봐요. 그만큼 산도 좋고 공기도 좋아서겠죠?"

봄가을로 전국 유명산을 다니는 산우회는 "각 계절로 가보면 좋을 산을 알려달라"는 질문에는 "모든 산이 각 계절마다의 모습이 달라 있어서 언제가도 질리지 않고 아름답다"는 우문현답을 해주었다.

"오대산 골짜기 소금강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산 밑으로 내려오기가 싫을 만큼 산속에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지 모른다"며 "산 내려다보는 산세는 그야말로 절경"이라며 이해윤(73) 씨는 감탄했다.

임락복(64) 씨는 목동에 살다가 산 가까이 있고 싶어서 1999년 개봉동으로 이사를 왔다. 그리고 산에 오르다 산우회에 가입해 고향 선배 이해윤 씨까지 만났단다.

"산길을 걸으며 생각을 하면 아이디어도 많이 나와요. 실제로 사업 등이 어려울 때 산에서 해답을 얻은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제는 떠날래야 떠날 수 없는 곳이 되었단다. 그래서 얼마 전 이사를 해야할 상황에서도 멀지않은 철산으로 옮겼다.

매일 아침 신송식 회원은 체력단련장에 마련한 막사 칠판에 사자성어를 한자로 쓰고, 이해윤 씨가 해석을 해 노트에 적어놓고, 회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막사엔 한성렬(69) 씨 등이 사무실이나 집, 주변에서 하나씩 가져온 집기류들로 채웠고, 오가는 등산객이 몸을 녹이고, 차 한 잔 하며, 비나 눈을 피하고, 담소를 나누는 아늑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산이 좋아 왔다가 사람이 좋아 떠나지 못하는 곳이 바로 개웅산이고, 개웅산 산우회라고 회원들은 입을 모았다.

 ■ 새벽반 회원
     원용해 이도영 이상해 임기봉 임락복 한성렬 홍광희 강성호 김진만
     배금례 김평기 이상수 이해윤 정영모 홍용희 홍좌대좌 고준언 김영란
     김창제 신송식 신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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