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8회를 맞는 우둥불 예술공연놀이터가 항동에 소재한성공회대학교에서 1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 동안 열렸다.
정아(15, 오류동)는 우둥불 예술공연놀이터에 처음 참가했다. 아니, 학교 밖 단체 활동이 처음이다. 뇌변병장애를 앓고 있는 정아는 일반 아이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에는 남의 시선이 불편해 선뜻 신청을 할 수 없었다. 과도한 친절도 불편했다.
지난 15일 오후 우등불놀이터의 '함께 만드는 연극'교실에서 정아를 만났다. 모둠 아이들과 몸으로 사물을 표현하고 있었다.
지도를 맡은 장소익 선생님은 "장애친구의 참가신청이 들어왔을 때 당연히 참가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 친구를 위해 특별히 준비할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함께하는 용여진(15)양은 "속도를 조금 늦추면 같이 활동하는데 어려움이 전혀 없다"며 활동에 있어 장애인과 비장애인간의 특별함이 없다고 말해 주었다.
그동안 장애학생들을 위한 학교 밖 활동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체육교실과 같이 몸을 움직이는 것과, 슈퍼에서 장보기와 같은 일반생활의 체험이 많다.
그러나 정아와 같이 외부신체기능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무언가를 조작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할 수 없다는 자괴감으로 장애프로그램 참여를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양한 장애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장애'라는 커다란 굴레만을 보고 있는 비장애인들의 장애다.
정아 어머니 문미선(45)씨는 "장애아동만을 위한 프로그램보다는 장애의 특성을 배려한 장치가 있는 비장애와 장애의 통합프로그램들이 필요하다"며 평범함 속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기를 바랐다.
정아는 비장애 아이들과의 활동이 처음에는 두려웠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자유롭다"며 "친구들과 천천히 어울리면서 소통하는 것"을 얻어 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