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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왕' 조순이씨가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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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왕' 조순이씨가 사는 법
  • 신승헌 수습기자
  • 승인 2013.12.1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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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자원봉사자의 날 기념행사'가 지난 5일 오전 10시부터 약 두 시간 동안 구민회관에서 열렸다.

약 500명의 관내 자원봉사자들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는 모범 봉사자 및 후원자 105명에 대한 시상과 우수 후원업체 및 단체 14개에 대한 감사패 전달 등이 이루어졌다.

특히 이날은 봉사활동 누적시간에 따라 인증메달도 주어졌다. 인증메달을 받은 자원봉사자는 봉사왕(5,000시간 이상) 4명, 금장(3,000시간 이상) 9명, 은장(2,000시간 이상) 16명, 동장(1,000시간 이상) 69명 등 총 98명이다.

이 중 '봉사왕' 조순이(61, 고척1동)씨를 구로타임즈가 만나봤다.

조순이 씨는 봉사활동에 처음 나선 날을 똑똑히 기억했다. 1986년 3월 17일. 광명시에 위치한 고아원 '사랑의 집'에 손빨래 봉사를 나간 날이다.

"당시에는 세탁기가 흔치 않았어요. 아이들이 깨끗한 옷을 입고, 깨끗한 이불을 덮으며 자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고아원을 찾았죠."

'봉사활동'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그 시절,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에 이끌려 고아원을 찾았다가 조순이 씨는 거기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았다. 

"직장맘으로 살아가기 힘든 건 요즘도 마찬가지지만 예전엔 불가능에 가까웠어요. 하지만 저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활동하고 싶은 욕구가 강했거든요. 그래서 '직업활동' 대신으로 '봉사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봉사활동은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짬을 내면 할 수 있으니까요."

이후 새마을부녀회 등 봉사단체에서 꾸준히 나눔을 실천해온 조 씨는 1996년부터는 고척1동 주민센터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해왔다. 장애인복지상담 등을 맡았던 그는 현재 자원봉사 상담가로 주 2회 활동 중이다.       

"이·미용 기술을 가진 봉사자를 이발이 필요한 사람에게 연결해 주는 등 봉사자와 수혜자를 이어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고척1동에서만 31년을 살며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오다보니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알려주는 제보전화가 조순이 씨에게 직접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얼마 전에는 하반신 마비로 집에만 있는 어르신이 있다는 전화가 걸려와 부랴부랴 밑반찬 등을 챙겨서 달려간 일도 있다고.

"어르신들이 있어서 우리가 있는 것인데, 외롭고 힘들게 지내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죄책감마저 듭니다." 

조순이 씨는 인터뷰 내내 "내 자신의 행복을 찾기 위해 한 일인데 이렇게 인터뷰까지 하게 되니 쑥스럽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자신이 가야할 곳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는 게 그의 말이다.

"남을 위한 '봉사'가 아니라 저를 위한 '활동'입니다. 정년도 없는 만큼 건강이 허락하는 한 평생 지금까지처럼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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