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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32] 그림책꽃밭(고척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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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32] 그림책꽃밭(고척2동)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3.08.12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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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읽다보니 내 마음 '다독다독'

그림책을 테마로 하는 카페 '도서관 가는 길(고척2동 소재)'에는 한 달에 두 번, 2·4주 월요일 10~12시까지 '그림책을 읽고 글을 쓰는' 모임이 열린다.

자녀를 둔 어머니 회원이 대부분인 이 모임은 '그림책꽃밭'.

"카페를 연 지 2년이 됐어요. 사실 처음부터 그림책 인문학 모임을 만들고 싶었는데 짬이 안 나더라고요. 그러다 단골 몇 명과 뜻을 모았고, 한 회원의 권유로 지역맘들의 인터넷공간에 글을 올렸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신청을 해주셨어요. 하지만 소모임이라는 원래 취지를 살려 10명으로 마감해야 했지요." 카페주인장인 김미자 씨(50)는 쏟아지는 신청서를 보면서 글쓰기에 열정이 많은 주부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고 이야기한다.

전화연 카페지기(32, 고척동)는 모임을 통해 그림책을 재발견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작년에 1기를 마치고 출산한 뒤 올3월 시작된 2기와 함께 활동하고 있다.

 "모임의 첫 이름은 <그림책 인문>이었어요. 그림책을 읽고 글을 써와서 발표하고 나누는데 두 번째 그림책이 권정생 선생님의 '오소리네집 꽃밭'그림책이었어요. 그 때 모두 감동을 받아 저희 모임명이 <그림책꽃밭>이 된 거에요."

그 동안 '딸이 좋다. 행복한 청소부, 숲속에서, 넉점반, 방귀쟁이 며느리...' 등의 그림책을 한 번, 두 번, 세 번... 읽으면 읽을수록 그 글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와 문제가 드러나고 그러면서 마음의 치유가 일어난다고 입을 모은다.

김미자 씨는 "내 안의 상처가 구체성을 띈 문학으로 만날 때 더 작아지고 승화된다"고 귀띔한다.

2기 권은희 씨(38, 오류동)는 "아이를 키우며 좋은 그림책을 선정하는 기준을 몰라 바른 정보를 얻으려고 왔었다. 그런데 모임을 하면 할수록 마음을 풀어주는 그림책모임이라는 걸 느낀다. 아이를 위해 시작했지만 지금은 내가 크고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오소리네집 꽃밭'그림책을 읽으며 그림책 속 태풍처럼 "내 인생에서 태풍은 끝났다"며 아무 준비도 없던 어린시절에 만난 태풍이야기를 어렵사리 꺼낸 나하나 씨(30, 고척동). 유치원 화재로 온 몸에 화상을 입었던 그녀는 일반 초등학교 입학이 여의치 않자 부모님과 미국으로 이민을 갔었다. 미국에서 만나 결혼한 남편이 직장관계로 아픔 많았던 한국에 돌아온 그녀는 홀로 육아에 지칠 무렵 이 모임을 만났다.

 "장애인 엄마로 사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모임을 통해 계속 나누고 소통을 하면서 점점 더 행복해진다"고 고백한다. "제가 그림책을 읽고 느낀 감정으로 아이들에게 다시 읽혀주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어느새 정서적으로 안정된 엄마가 되는것 같아요. 덜 화내고 덜 훈육하는 대신 더 안아주고, 더 책을 읽어주게 되더라고요."

전화연 씨는 그림책을 그저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로 읽으면 아무 감흥이 없다, 그 안에 나를 대입하고, 서로의 글을 통해 공감되는 부분에 서로 위안이 된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 열 권 정도의 그림책을 읽고 글을 쓰다보니, 이제 그림책으로 다양한 감정을 경험할 수 있다고. "글을 읽기만 하면 발전이 없어요.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치유가 되어 더 건강한 자아를 만들어 갑니다."

이진희 씨(39, 개봉3동)는 직장을 다니면서도 모임이 좋아 시간을 내서 참석하고 있다. "전엔 그저 그림책 내용을 읽기 위주였다면 이제는 단어 하나하나의 뜻을 세부적으로 느끼고, 또 글에서 나타나지 않은 것을 그림을 통해서도 읽을 수 있어 좋아요."

'그림책꽃밭'회원들은 자신이 써온 글을 나누며 상대방을 조금씩 알아가고 이해하면서 서로를 보듬고 품어주고, 때로 입에 쓴 소리로 서로 성장하고 성숙해가고 있다.

■ 회  원
     김미자 김연주 전화연 김현주
     최영춘 권은희 김민정 김진희
     나하나 박윤영 이진희 제민정
     김종욱

■   카  페
http://cafe.naver.com/picturebookgroup

■ '도서관 가는 길'카페
      (고척2동)
      02-2060-8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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