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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아마추어 합창단 '힐링의 손' 전경옥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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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아마추어 합창단 '힐링의 손' 전경옥씨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3.04.09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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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시민합창단 '느티나무' 지휘자로 하모니

"나무 하나 잘 자라면 커다란 그늘이 된다 무더운 하늘이 무섭지 않다. 나무 하나 손 내밀어 속삭이며 고백하기를 나는 너와 더불어 숲이고 싶다 더불어 숲..."  ( 더불어 숲, 류형선 글·곡, 전경옥 노래)

음유시인으로 불리는 가수 전경옥 씨(49)의 1집 음반 '사랑앓이'에 담긴 유형선 글·곡의 '더불어숲'이라는 곡의 일부다. 빠르고 강렬하고 자극적인 노래가 주류를 이루는 요즘, 시와 노래를 넘나드는 그녀의 감미로우면서도 맑은 선율에 이끌리다보면 마치 숲에 와 있는 것처럼 자연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지금이야 선구매가 일반화 되었지만 2003년 당시 이 음반은 뜻있는 800명 후원자들이 선 구매 형식으로 제작비를 마련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서울대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그녀는 보다 대중과 가까워지고 싶어 클래식과 가요의 클로스오버를 선택했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노래를 사랑하고 열정이 넘치는 이들에게 재능 나눔도 꾸준히 해왔다.
 
 느티나무와의 '만남'
전경옥 씨가 구로시민합창단 느티나무(단장 황인상, 이하 느티나무)와 인연을 맺게 된 것도 그 이유였다. 시민 스스로 만든 아마추어 합창단이고, 전문가도 없이 단원들끼리 모여 연습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마음이 움직였다.


"지난 2009년 8월이었나봐요. 어둑한 지하연습실에서 단원 8명이 모여서 기타를 치며 노래연습을 하고있더라고요. 그렇게 열정은 넘쳤지만 실상 노래 한 번도 안 불러본 단원, 음정 박자가 자유롭지 못한 분이 태반이었어요. 하하."

난감스럽긴 했지만 여기에 씨앗을 한 번 심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전경옥 씨는 지휘자이지만 호흡법, 발성법 등 기본부터 하나하나 다듬어 나갔다. 그러나 음악적 접근이 아닌 단원들과 인간적으로 친해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마음이 열리고, 거부감 없이 지휘자의 리드에 잘 따라와 주어 하모니를 이루게 되었다.

매주 월요일 오후 7시30분부터 두 시간여의 연습시간이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쌓이고 쌓이다 보니 이제는 지역 마을축제, 구로시민센터 문화축제와 송년회 등 일 년에 3~4번은 큰 무대에 설 정도는 되었다.
 
 "살아가는 법과 닮았어요"
한 때 텔레비전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합창단이 나와 바람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그동안 합창을 취미처럼 했었다면 합창이 이렇게 아름다운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뒤로 분위기가 달라졌고, 더 의지를 다지는 기회가 되었다.

"합창은 우리 삶과 또 살아가는 법과 많이 닮았어요. 내가 모자란 것은 남에게 기댈 수 있고, 내가 잘하는 것이 있어도 그것을 드러내기보다 타인을 배려해야 하는 점이요. 독창을 아무리 잘 해도 합창은 혼자 잘 하면 안 돼요. 다른 사람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거든요. 또, 지휘자와의 커뮤니케이션도 돼야 하고, 그러면서도 중심을 가져야할 자기 역할도 있지요. 신기하게도 인간적으로 미운 마음 있거나 기분이 나쁘면 절대 화합이 안 되더라고요."

전경옥 씨는 앞으로 느티나무가 음악적으로 더욱 성장해 지역에서 좋은 공연도 하고, 음악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등 사회적 역할도 했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올해는 합창단 자체 정기공연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어요. 벌써부터 회원들은 자신이 연습한 걸 녹음해 들으면서 모니터링을 하고, 파트별로 모여 연습과 단합을 다지기도 해요. 그러다보니 음악적 수준도 높아졌고요."
 
 정기공연 테마는 '구로구'
정기공연의 테마는 "구로구"이다. 구로의 이름이 갖는 의미와 역사를 담은 곡과 청소년이 함께 부를 수 있는 창작곡으로 단원들과 함께 구상 중이다. 공연이 아닌 관객과 함께 참여하고 즐기는 참여형 공연이 되어 주민들이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현재 '몽땅'이라는 다문화노래단(사회적 기업)의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전경옥 씨는 다양한 사람, 다양한 생각이 노래라는 매개체로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상에 노래 잘 하는 사람이 참 많다. 그러나 마음을 맑게 정화시켜주고 감정을 승화시켜주는 음악은 많이 없다. 나 스스로에게나 다른 사람에게 치유가 되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 치유콘서트를 지향하는 그녀는 느티나무 연습시간이 되었다며 종종걸음으로 인터뷰 자리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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