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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309]궁동종합복지관 덩더쿵체조교실 중급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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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309]궁동종합복지관 덩더쿵체조교실 중급반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3.02.01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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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지 않지만 지루하지 않고, 격하지 않지만 전신운동이 되고, 노래는 정적이지만 움직임은 충분히 동적인 어르신을 위한, 어르신에 의한 힐링체조교실이 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오후 4시~4시 50분까지 궁동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덩더쿵체조교실 중급반 수업이 열린다. 초보 딱지를 뗀 회원들이 모인 교실에는 짧게는 4~5년부터 길게는 10년 넘은 회원들도 있다.

50분 수업에 민요에 맞춰 추는 체조로 얼마나 운동이 될까 싶었지만 기우였다. 수업 내내 단 1분도 쉬지 않고 강강술래, 밀양아리랑, 한강수 타령 등 10곡이 넘는 다양한 민요에 맞춰 우리춤을 춘다. 수건에서부터 한삼, 소고, 반고, 부채를 이용한 춤사위, 그리고 마지막은 트로트 곡에 맞춰 라인댄스를 추고 나면 땀에 흠뻑 젖는다. 혼자, 또는 둘이, 5~6명이 원을 만들었다가 어느 새 회원 전체가 큰 원을 만들며 덩실 덩실 춤을 춘다.

"얼쑤 얼쑤, 지화자, 허이..." 추임새를 넣기도 한다. 박자나 춤을 틀리면 틀려서 웃고, 한 번 틀리지 않고 잘 따라하면 잘 해서 웃는다. 우리 정서에 익숙한 민요에 맞춰 그러나 춤 동작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그러면서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골고루 운동이 되는 어르신 체조다.

젊은 언니라 부르는 최고어르신 곽묘신 씨(82)는 "배우고 돌아서면 금방 잊어버려도 동생들 만나면 즐겁고 좋다. 한 시간 체조를 하면 다리도 덜 아프다"고 말한다. 10년을 배웠지만 나이가 많아서 이제 그만 다녀야겠다며 3달을 쉬기도 했었다. 하지만 습관이 무섭다고, 매주 2시간씩 운동이 건강에 큰 도움을 주었다는 걸 깨닫고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장동연 씨(75)는 스포츠댄스를 배우다 다리가 아파 덩더쿵체조를 시작했다. 복지관 개관과 함께 배웠으니 10년이 훌쩍 넘었다. "어떤 노래가 좋냐고? 아이고, 골백가지가 넘는데 어떻게 다 얘기해?" 노인체조라 무리가 없고, 정신 건강에도 그만이라고 이야기한다.

"집에 있으면 뭐. 웃고 떠들고 춤 추면서 스트레스 푸는 거지." 반장 서정낙 씨(71)는 양천구에서 오면서도 결석하지 않는 모범 회원이다.

임소연 씨(71)는 "얼마 전 복지의 날 행사에 무대에 올라 선비춤 공연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관중도 많았고, 큰 박수를 받았어요. 여기서 아니면 어떻게 그런 무대에 오를 수 있었겠어요"라며 깨알홍보를 한다.
덩더쿵 중급반에서도 소수 정예 회원들이 동아리를 결성해 안무를 짤 정도로 막강실력을 자랑한다.

"처음엔 손동작이 되면 발동작이 안 되어 따로 움직이는 회원도 많았어요. 또 왼쪽 오른쪽 구분이 안 되는 회원도 태반이었고요. 그런데 출석이 곧 실력이라고 세월이 지나다보니 외우려고 작정하지 않아도 이제는 몸으로 익혀서, 손발이 저절로 움직이더라고요." 덩더쿵 체조교실 역사와 함께 해온 윤순남 강사는 이런 어르신들을 보면 대견하다고 말한다. 소고처럼 생긴 반고를 처음 배울 때는 "너무 어려워요. 저승가서 배울래요"라고 말했던 회원도 있었다. 하지만 2년 쯤 지나니 모두 달인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변천과정이 매우 신기해 한 번씩 동영상을 찍어두었다 보여드리기도 한다.

윤순남 강사는 용기 없던 어르신도 차츰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누구라도 배우면 안 되는 게 없구나'하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저도 배움에 도전하게 됐어요. 2년 전부터 색소폰에 도전했고, 얼마 전엔 얼후라는 중국민속악기를 배우기 시작했죠. 얼후는 국내에 강습소가 거의 없어요. 5년간 열심히 배워서 춤체조와 병행해서 강의하고 싶어요."

윤순남 강사는 우리 장단, 우리 춤사위, 우리 가락 등 장롱 속에 갇혀 있던 풀뿌리 문화를 대중화하는데 일조한다는 자부심을 갖는다. 그래서 일주일에 22시간, 하루에 200명이나 되는 회원들에게 강습을 하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강의를 한다.  덩더쿵체조교실은 그렇게 강사와 회원 모두 즐겁게 우리가락으로 인해 하나가 되고 있다.
 

■ 회 원
강정옥 곽묘신 권영순 김경희
김분모 김분연 김성숙 김소제
김영희 김정자 김화자 노흥복
박명화 박용숙 박정희 박춘자
서정락 승애경 오이순 오행자
윤현자 윤화자 이복선 이숙중
이화중 임순분 장동연 전선자
전윤남 정유실 조윤순 조인자
채복순 최경애 최규희 최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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