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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05]뻔뻔한 줌마포럼 우쿨렐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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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05]뻔뻔한 줌마포럼 우쿨렐레반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3.01.04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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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기부로 꽃 피운 네줄의 감동

지난달 29일, 오남중학교(오류2동, 교장 박재옥)에서는 우클렐레 연주회가 열렸다. 주부들의 재능기부모임인 '뻔뻔한 줌마포럼(회장 송희순)'에서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해 두 달간 우쿨렐레 지도를 받은 회원들이 실력을 발휘했다. '창밖을 보라', '조개껍질묶어', '연가'… 등. 두 달 배운 실력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소리가 좋다.


"합주이기 때문에 가능한 거예요. 내가 못 하는 부분을 다른 회원이, 다른 회원이 못 내는 소리를 내가 내고 하다보니 혼자 연주할 때보다 더 좋은 소리가 나는 거지요." 우은주 강사(48, 개봉동)는 합주는 악기를 통해 더불어 사는 원리를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함께 어우러져야 아름다운 선율을 이룰 수 있는 것처럼 세상 이치도 이와 같다고.


"현악기는 처음 배우는 것이라 어렵고 거부감도 있었어요. 그런데 배우다보니 재미있더라고요. 어느 정도 주법을 익히고 나니 기타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집에서 '텔레비전에 내가 나온다면'이란 곡을 연습하고 있으니까 초등학생인 동생이 좋아하는 거예요." 정은지 양(14)은 연주대회 등 큰 무대에도 오르고 싶다는 열의를 보였다.


같이 연주를 하니 혼자할 때보다 더 재미있다는 박성혁 군(14)은 "기타를 1년 배워서 더 빨리 배울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는 병원 등에 다니며 환자를 위한 공연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은주 강사는 "음악이란 재미있고, 쉬운 것"이란 걸 알게 해주기 위해 한 줄로 리듬을 타는 법 등 쉽게 지도해 자신감과 흥미를 먼저 느끼게 했다. 그래서 회원들은 기타보다 덜 힘들게 배우면서, 스트레스도 풀 수 있었다.


김금희 씨(50, 오류동)는 우클렐레를 배우면서 모처럼 묵었던 악기를 꺼내 가족과 함께 음악으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장순옥 씨(48, 오류동)는 이제 곧 사춘기에 접어들 아들 박성혁 군(14)이 반항하고 싶을 때 음악으로 풀기를 바라는 마음에 적극 추천했다. "아들이 연주하는 걸 아빠가 참 좋아해요. 우스갯소리로 오백원이면 되냐며 칭찬해주면 용기를 얻어서 더 열심히 하는 거 같아요."


수업은 매주 토요일 오전, 오남중학교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았고, 대기회원이 있을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오남중학교 구성희 교무부장은 쉬는 날에도 빠짐없이 나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까지 않았다. "강사님이 통솔력있고 지도력이 있어 학생들이 더 잘 집중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처음엔 튜닝에 '튜'자도 모르던 회원들이 이제 혼자 튜닝도 하고, 와서 이것저것 물으면서 습득하려는 모습을 보면 흐뭇해요. 처음엔 머리가 띵했다며 음악을 어려워 하던 회원도 알고나니 정말 쉽다고 말할 때 보람을 느끼죠." 순수 봉사로 재능을 기부하는 우은주 강사는 회원들의 실력과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것을 보는 것이 가장 값진 보상이라고 웃으며 이야기한다.


"기타는 줄이 6개인데 비해 우쿨렐레는 4줄이고, 크기도 작아 더 쉽게 시작할 수 있어요. 두렵다는 마음을 한 번 뛰어넘으면 돼요. 그러면 사회에서도 어떤 일이든 자신감있게 시작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거예요. 바람이 있다면 우리 회원들이 연주로 다른 이들에게 기쁨을 주었으면 하는 거예요. 나도 받고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이 작은 우쿨렐레로 느낄 수 있거든요."

 ■ 회 원
권상희 김다영 최다빈 이지윤 박채원
박성혁 정은지 조나래 윤철희 천준혁
김여주 노태경 류지은 전세연 이철규
임금숙 이종순 조광희 백귀혜 전인숙
김인숙 서옥선 이근숙

☞ '뻔뻔한 줌마포럼'은  서울시 부모커뮤니티 마을공동체 사업에 채택되어 우클렐레, 미술, 제과제빵, 체육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재능을 기부해왔다. 대상은 아동에서 장년까지의 구로구민이며, 주로 학교에서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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