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01 10:05 (수)
독자추천릴레이 212]김지현(구로나눔가게 대표, 고척1동)
상태바
독자추천릴레이 212]김지현(구로나눔가게 대표, 고척1동)
  • 송희정 기자
  • 승인 2012.10.15 12: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범하게 살때는 몰라도 불편없었어요. 그런데..."

 "구로타임즈는 일간지와 달리 일단 동네 정보를 우선으로 다루잖아요. 동네서 벌어지는 각종 행사부터 교육프로그램까지, 동네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정보가 필요했어요."


 정기구독을 신청하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마을기업 '구로나눔가게(고척1동 고척쇼핑 1층)'의 김지현 대표가 또박또박 들려준 말이다.


 김 대표와 구로타임즈와의 인연은 각별하다. 2008년 여름 고척쇼핑이 재건축을 앞두고 세입자들에 대한 명도소송을 제기했을 때 하루아침에 거리에 나앉게 된 시장엄마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세입자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화제의 인물에 올랐다. 2010년 봄부터는 구로구청 복도 철야농성을 통해 입점상인으로서 권리를 찾는 지난한 과정을 본지 독자들과 함께했다. 되는 일보다 안 되는 일이 더 많았던 억울하고 고통스런 나날이었다.


 "고척동에서 나고 자란 마을토박이가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싸움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 이것이 얼마나 고통스런 일인지 아마 잘 모를 거예요. 부모님도 한 동네 사시고, 동네시장에서 98년부터 아동복 장사를 했으니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겠어요. 이웃들의 시선이 가장 두려웠어요. 정말 아팠고요."


 김 대표는 당시 두려움과 아픔을 이겨내게 해준 힘이 아이러니하게도 '구로구청'에서 나왔다고 말한다.
 "고척쇼핑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구청에 들어갔을 때 담당자들이 우리 얘기를 조금만 더 잘 들어줬더라면 솔직히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거예요. 시장 할머니들이 다리가 아파서 복도에 앉으려하면 못 앉게 하고, 할머니 몸에서 순대냄새 난다고 그러고… 그런 부당한 상황을 겪으면서 되레 힘내서 구청과 싸운 겁니다. 말이라도 힘드시죠, 함께 방법을 찾아보죠, 했음 조용히 물러갔을 일인데 공분을 일으켜서 더 뭉치게 한 꼴이죠."


 입점상인으로서의 권리를 찾기 위해 무려 4년을 싸웠던 세입자대책위 엄마들은 올 초 고척시장 상인발전회를 결성하고 지난 5월 마을기업 '구로나눔가게'를 탄생시켰다.


 이 가게는 집집마다 장롱 속에 잠 들어있는 헌 아동복을 보상 판매하는 재활용점포다. 아이들이 입던 헌 옷을 가져오는 주민에게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가 지급되는데 이 대안화폐는 고척쇼핑 인근에 형성돼 있는 골목시장 내 가맹점포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자원재활용은 물론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두 토끼'가 목표인 셈이다.


 "평범하게 살던 때는 동네 정보를 몰라도 큰 불편을 못 느꼈어요. 그러다 싸움이 시작되면서 달라졌죠. 마을기업을 하면서는 정보가 더 절실해졌고요. 최근에는 마을공동체와 협동조합에도 관심이 가서 교육도 듣고 아이템 구상도 해요. 제 꿈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교육의 장을 만드는 거예요. 엄마들이 협동조합방식으로 운영하는, 경쟁이 아닌 협동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동네 부모자녀 교육센터로 거듭날 구로나눔가게를 기대해 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