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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285] 오류2동새마을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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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285] 오류2동새마을문고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2.07.30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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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책 빌리러 가볼까"

 

"일요일과 공휴일, 달력의 빨간 날짜만 쉽니다. 구로구에서 월요일~토요일까지 문을 여는 문고는 오류2동과 개봉2동 뿐이에요."


 김의순 제3대 회장(58)은 그래서 오류2동 새마을문고(오류2동 주민센터 2층에 위치)엔 토요일에도 주민들의 발걸음이 잦다고 강조한다. 평일 이용이 불가능한 직장인들에게 이 날은 일주일, 마음의 양식을 채울 수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현재 오류2동 새마을문고(이하 문고)에는 유아~성인물까지 1만 여권의 도서가 비치되어 있다. 이처럼 많은 도서를 구비한 비결은 꾸준한 기증에 있다. "항동에 사는 회원 한 분이 출판사 다니는 딸이 읽었거나 받은 책을 지속적으로 기증해주세요. 개인적으로도 선물도 해주시고요. 광명에서 도서대여점을 하는 회원은 한 번에 승합차 한 대 분량의 도서를 가져오세요. 문고는 10년마다 1번씩 도서를 교체하지만 도서대여점은 3개월에 1번씩 교체를 해야한다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멀리까지 가져다주시니 너무 고맙죠."


 김의순 회장은 그 외에 정기후원자도 있다고 말했다. "전에 살던 곳에서는 무료도서관이 없었대요. 그래서 한 달에 2~3만원씩 도서를 구입해서 읽었는데 이곳에 이사와서는 빌려다 볼 수 있어서 그 비용이 안 든다며 매달 도서구입비 만큼 기증해주시기로 했어요. 토요일마다 문고에 오면서 다과도 사오세요."


 대출기간은 1주일이지만 1주일 연장도 가능하다. 또 1인 3권까지 대여가 가능해 회원 등록만하면 가족 수대로 빌릴 수 있다. 그래서 두 부부가 배낭을 메고 와 부모님과 자녀 등 7가족 이름으로 한 번에 총 21권의 책을 빌려가기도 한다. 또, 조금만 부지런하면 얼마든지 상호대차로 구로구 도서를 다 빌려볼 수 있다. 상호대차란 주민이 읽고 싶은 도서와 받아볼 문고를 '지혜의등대'에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문자로 도착여부를 전송해주는 시스템이다. 또 오류2동에서 가입을 했어도, 다른 동 문고에 가서 대여도 가능하고, 반납도 가능하다.


 가정형편이 넉넉한 것도 아니었고, 아들교육이 우선인 가정에서 자란 김의순 회장은 친구에게 빌린 책을 밤새 보고, '메밀꽃 필 무렵'이나 '소나기' 등은 거의 외우다시피 할 정도로 보고 또 보면서 자랐다. "아이들이 하루에도 몇 개의 학원 다니는 것보다 그 시간에 책을 가까이 하는 것이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요. '책 속에 돈이 있다'는 말이 맞는 말이에요. 15년동안 출판관련업을 하면서 학생들 상담을 많이 했는데, 의지가 있는 아이들은 학원을 안 가도 제 공부를 하더라고요."


 2003년부터 봉사를 해 온 곽경희 부회장(49)은 처음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과 어색함도 있었지만 막상 해보니 보람도 있고, 배우는 것도 많다고 귀띔한다. "가장 먼저 독서량이 늘었어요. 그리고 혼자 책을 고르다보면 편독하기 쉬운데 문고에서 다양한 도서를 접하다보니 골고루 읽고, 책을 고르는 눈도 생기고요. 또 저는 아이들도 늘 데리고 와서 책을 읽혔거든요. 아이들 정서나 교육적으로도 좋았어요. 가끔 전국 새마을문고 봉사자 대상 교육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오류2동 새마을문고는 지역주민을 위한 행사도 진행한다. 바자회를 열어 수익금으로 지역 어르신을 돕고, 다 본 도서를 서로 바꾸어 볼 수 있는 도서교환행사도 진행한다. 설날·추석 등 명절에는 구로지회 전체가 참여해 구로역이나 신도림역에서 무료로 도서를 나누어준다. 장시간 이동하며 무료한 기차 안에서 독서를 하시라는 취지다.


 김성남 씨(43)는 처음엔 도서를 빌리는 회원으로 문고를 다니다 봉사까지 하게 됐다. 가끔 책을 추천해달라는 회원이 있는데, 회원 연령이나 관심사에 맞게 도서를 권해 드리면 "잘 봤다, 재미있었다"는 인사를 받을 때 보람을 느낀다.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도서 확보나 이용 회원 건수 등 다른 동 부럽지 않다.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모여서인지 같은 아줌마이지만 봉사자 대부분 마음이 순수하셔요. 특히 회장님께서는 좋은 교육 정보가 있을 때 알려주셔서 얼마 전 거의 무료로 독서지도사 수업도 받았어요."


 "공간이 없어서 아직 독서관련 프로그램은 진행하지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 동화구연이나 다양한 독후활동을 계획 중"이라는 오류2동 새마을문고 봉사자들은 좁은 공간에서도 지역주민의 독서문화 저변확대를 위해 더운 여름에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 새마을문고 오류2동 분회 위원
윤봉자 윤순희 김의순 권해숙 곽경희
이미숙 장영숙 이옥자 성광숙 박경미
김원영 전    미 조권운 황명옥 이승면
김은주 김종숙 이현정 김성남 김희진 
서정란 장양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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