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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278] '마을엄마'들 지역 깨소금 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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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278] '마을엄마'들 지역 깨소금 볶다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2.06.08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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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청소년육성회 개봉3분회 어머니회

 한국청소년육성회 개봉3분회 어머니회(이하 어머니회)는 3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청소년육성회 개봉3분회와 오랜 시간 함께 해왔다.  


 결혼하면서 구로에 정착해 벌써 34년이 된 박연옥 회장(60)은 7남매 맏며느리로 시집와 시부모님, 시동생 뒷바라지를 하면서 시동생 시누이 시집 장가보냈다. 시동생이 '형수엄마'라고 부를 정도로 가족을 섬기다가 15년 전 '이제는 우리 동네를 돌보며 살자'는 마음으로 봉사를 시작했다. "아무래도 봉사하면서부터는 동네 학생들을 유심히 살펴보게 돼요. 물론 위험 상황에서 우리가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대에 연락을 취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지만 꾸준한 순찰 그 자체만으로도 청소년문제가 줄었어요."


 정춘란 부회장(53)은 지역에서 20년간 서점을 운영하면서 자녀를 키우느라 다른 데 눈을 돌릴 겨를이 없었다. 그러다 7년 전 음식점을 시작하면서 어머니회에 가입했다.


 "청소년을 선도하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 뒷바라지에 보탬이 된다는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부자는 돈이 많아야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받는 행복은 잠깐이에요. 그러나 주는 행복은 오래 지속됩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제가 구로에서 제일 행복한 거 같아요." 한 달에 200명의 인근 독거어르신에게 무료로 식사를 대접하는 정춘란 부회장은 더 부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나도 언젠간 아프고 다칠거다 그 전까지 더 하고 싶다.

몸 아프면 하고 싶어도 못 한다"고 말하는 정춘란 부회장은 친정엄마가 매일 퍼주는 것 보면서 자란 것이 몸에 배었다. 돌아가신 시아버지께서 "할 수 있을 때 하고, 주고 싶은 것은 아낌없이 주면서 살라"는 말씀을 자주 해주신 것이 큰 힘이 되었다. 하고 싶은 일이 많다보니 잠자는 시간도 아까워 하루 3시간만 잔다. 봉사의 즐거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웃에 봉사를 권하는 데도 열심이다.


 "개인적으로는 봉사하기는 어렵지만 여럿이 함께 하면 쉽잖아요. 그래서 가입한 것이 14년쯤 됐네요." 총무 정진향 씨(61)는 5년 전 친정어머니를 모셔오면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교육받으면서 어머니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


 최정자 고문(62)은 자녀가 초등학교 때 어머니회 활동을 시작한 초창기 멤버다. "봉사를 좋아해서"라고 활동계기를 짧고 굵게 밝힌 최정자 고문은 유해환경으로부터 지역청소년을 지켜주고 싶어 자율방범대원으로도 활동한다. "그 덕분에 자녀들도 바르게 자랐다 "고 귀띔한다.


 가입 2년차 고연순 씨(47)는 학교폭력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봉사를 시작했다. "아이들 세계를 잘 몰랐는데 활동을 하면서 많이 알게 됐어요. 이제 아들 마음을 많이 이해하고 공감해요.

우선 아들 편을 들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다보니 상황파악도 되고, 아들도 전보다 학교생활을 잘 하게 되더라고요. 자녀가 어떤 잘못을 하더라도 책임을 묻기 전에 '왜 그랬는지' 아이의 입장에서 이유부터 생각해보고, 다가가야 해요." 내가 주려는 사랑과 아이들이 받고 싶은 사랑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고연순 씨는 강조했다. 어머니회는 결손가정 고등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며, 청소년을 선도하기 위해 유해환경캠페인을 실시한다. 또한 매달 둘째 주 금요일은 지구대와 연계해 지역을 순찰한다.


 청소년에게 술·담배 판매 금지, 밤 10시 이후의 PC방·노래연습장·게임오락실 등 청소년 출입금지 홍보, 특히 음주 예방을 위한 홍보활동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건전한 청소년 문화 조성을 위해 청소년보호법 관련 유해업소 신고·고발 내용이 담긴 홍보 전단지를 배포 해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끌어낸 결과 지난 연말에 구로구지회 중 개봉3분회가 유해환경감시 모범상을 받기도 했다.


 흡연·폭력 등 유해환경이 사라지고, 건강하고 깨끗한 청정환경지역을 만들기 위해 어머니회의 손과 발이 더욱 바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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