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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276]덜 마신 소주한잔에 이웃시름 덜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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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276]덜 마신 소주한잔에 이웃시름 덜수 있다면...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2.05.29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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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체육센터 수영회원으로 만나 18년, 선우회

 퇴근길에 불현듯 생각나 전화를 해도 흔쾌히 술잔을 부딪쳐 주고, 민낯에 추리닝, 슬리퍼 차림으로 산책길에 만나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스스럼없으며, 어려운 이웃을 보면 함께 힘을 합해 도와주어야 직성이 풀리는 선한 친구들. 그들이 바로 '선우회'(회장 노희영) 회원들이다.


 18년째 모임을 이어 온 '선우회'는 구로구민체육센터(고척동 소재)가 처음 문을 연 지난 1993년, 수영강습을 받으며 알게 된 회원들은 모임을 결성했다. 서로에게는 물론 지역의 소외된 이웃에게도 선한 친구가 되자는 마음이 서로 통했다.


 모임의 일등공신인 이흥학 초대회장(67)은 "힘들 때 불쑥 찾아가 어깨를 두드려주고, 좋은 일은 진심으로 박수쳐줄 수 있는 마음이 따뜻한 친구들이죠."라고 힘주어 말했다.


 선우회는 형편이 어려운 고척고교 학생 4명과, 독거어르신 3명을 꾸준히 도와왔다.
 작년에 가입한 김매자 씨(66)는 "나이가 들다보니 이제 남을 돕고 살아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러다 이 모임을 알게 되어 바로 참여하게 됐다. 진작 못한 것이 후회되는 만큼 더 열심히 할 거다."라고 굳은 의지를 다졌다.


 한상민 전 회장(58)은 결혼 후 구로구에 이사와 33년간 살았다. 그러다보니 매달 정기모임만도 5곳이고, 비정기적모임도 많다.


 그래도 선우회가 제일 애착이 간다고 귀띔한다. "1년 전 외동딸을 시집보낼 때 회원들이 많이 축하해주고 자리를 빛내줘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김영순 회원(59)은 마포구로 이사를 간 뒤에도 꾸준히 참여한다.
 얼마 전까지 식당을 운영했던 박순금 씨(56)는 동전후원금통을 마련해 손님들의 관심과 나눔의 중간역할을 했고, 개인적으로도 독거어르신 목욕과 음식봉사를 해왔다.


 18년째 지금까지 수영을 해 온 노희영 회장은 학창시절에 스쿠버다이빙 동아리를 결성해 활동했을 정도로 물찬 제비다. "수영은 무리하지 않고 전신스트레칭을 할 수 있는 운동이에요.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좋지요. 유산소운동으로 지구력도 생기고, 체지방도 줄지요."


 수영으로 인연을 맺은 이들은 가까운 산은 물론이고, 1년에 2번은 꼭 정기산행을, 여름엔 바다수영을 떠난다.


 스쿠버다이빙 마스터 자격증을 비롯해 소방, 전기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최창연 씨(59)는 "자녀가 있어도 돌보지 않는, 그래서 지원도 받지 못하는 어르신을 보면 안타깝다. 소주 1잔 덜 마시면 그만큼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우회엔 모임을 함께하진 않아도 좋은 일에 동참하는 후원회원도 있다. 해성식당을 운영하는 주금례 씨(56)는 "회원들이 좋은 일 하는 걸 알게 되었다. 식당을 운영하다보니 노력봉사는 힘들어도 후원은 하겠다는 마음에 참여한다"고 이야기했다.


 첫 모임 당시 30~40대였던 회원들은 어느새 50~60세에 이르렀다. 흰머리가, 주름이 하나씩 늘어나는 모습을 보며 선우회원들은 "우리도 나이 들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서로 돕고, 나누며 살자"는 마음을 더 다진다.

 ■ 회원 : 강대규 김순금 김영순 노희영 박수진 박순금 서금하 심재학 이흥학 정문자 지상금 최귀례 최명림 최창연 한상민 한상현 노호식 김매자 주금례 신명철 권중호 엄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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