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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씽자전거 사업단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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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씽자전거 사업단을 아시나요
  • 송지현 기자
  • 승인 2012.01.06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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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자전거엔 생명, 저소득층엔 자립

 

 

저소득층 일자리 생기죠, 환경을 생각하는 녹색운동에 기여하죠, 고물상 가면 폐기처분될 자전거를 기증교환하면 1만원 보상받아 수리된 중고자전거를 3만 5천원에 가져갈 수 있죠, 한마디로 1석 3조랍니다.”

씽씽자전거 운영을 맡고 있는 박종호 씨는 중고자전거 재생사업의 중요성과 사회기여도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설명했다.

자활사업단인 씽씽자전거는 지난해 4월 구로2동 보광아파트 뒤에 문을 열었다. 현재 7명의 기초생활수급자들이 자립을 위한 경제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들은 사업단 운영을 위해 꾸준히 자전거수리기술을 익히고, 최근에는 어린이자전거교통안전 강사 자격증을 딸 정도로 전문성을 갖추는데 노력하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은 “자전거 확보”

구로2동 사업장에서의 자전거 수리는 기본이고 신도림․개봉 자전거주차장에서도 자전거 수리를 책임지고 있다. 개봉동 한마을아파트에서는 매달 1회 자전거 출장 수리소를 열어 무상점검과 수리를 하고 있다. 부품비용은 실비만 받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버려진 자전거를 수리해 지역아동센터, 장애인학교에도 기증하는 일도 이들의 활동 중 하나다.

이처럼 이곳은 수익성을 우선으로 하는 곳이 아니다. 수리 후 받는 비용은 씽씽자전거 수입으로 잡히지 않는다. 이곳에서 일하는 기초생활수급자들은 정부로부터 자활참여 지원금을 받고, 수리비용으로 받은 돈은 기금으로 따로 적립돼 동료들의 자립기금으로 활용된다. 즉, 일거리가 많아도 이들에게 별도의 수입이나 이득이 생기는 것은 없고, 저소득층의 자립 기반이 튼튼해지는 것이다. 이런 구조 덕분에 씽씽자전거가 공익적인 활동을 더 많이 벌일 수 있다.

이런 씽씽자전거의 가장 큰 고민은 ‘자전거 확보’다. “일 자체가 많아야 해요. 일을 하려는 의지가 높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일거리가 없으면 지칠 수밖에 없죠. 또 이곳 일거리가 많을수록 저소득층 일자리도 많이 창출되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폐자전거를 중국으로 수출하는 정책 탓에 아파트 등에서 나오던 폐자전거가 많이 줄었어요”라며 박종호 대표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린이자전거 수리해

아파트에 도로 ‘기증’

그럼에도 새로운 기회에 활짝 웃는 날도 있다. 오류동 P아파트 동대표가 어느 날 연락을 해왔다. 아파트에서 버려진 어린이자전거가 많은데 이를 돈 몇 푼 받고 고물상에 파느니, 기증하겠다면서 몇 대만 고쳐달라는 것이었다. 씽씽자전거팀은 단숨에 달려가 20대의 어린이자전거를 받았고, 이 가운데 10대를 수리해 아파트에 다시 되돌려줬다. 이 어린이자전거는 아파트 어린이 공용자전거로 변신했다.

“어린이들이 자전거 끌고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와 노는데, 솔직히 힘들잖아요. 이 아파트 아이들은 그냥 뛰어내려와 공용자전거로 놀다가 그냥 올라가면 되요. 아파트에서 놀 때는 개인 자전거가 필요 없는 셈이죠.”

발상의 전환으로 아파트 어린이들은 큰 선물을 받은 것이다. 박 대표는 ‘주변에 버려진 자전거를 무심하게 지나치지 않는다면 생각보다 멋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아파트 대청소나 녹슨 자전거 일제 정리기간에 아파트 차원에서 이런 방법을 이용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안양천에 재생자전거

무료임대 어떨까요!

하루종일 자전거 생각에 몰두한 덕분에 자전거 활성화를 향한 정책제안도 끊이지 않았다. 먼저 구청 등 관공서부터 캠페인을 벌여보자는 것. ‘폐자전거에게 생명을! 씽씽자전거에게 기회를!’ 정도가 생각하는 캠페인 내용이다.

또, 구청 인근과 안양천으로 이어지는 구일역 인근에 자전거 무료 임대소를 설치하자는 안도 내놓았다. 안양천까지 자전거를 끌고 나갈 필요도 없고, 민원을 위해 구청을 찾은 주민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이때 재생자전거를 이용하면 자원낭비, 예산낭비도 막는 2차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금천구와 성동구에서는 재생자전거를 이용한 자전거 무료 임대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전거 관련 행사나 사업 그리고 자전거 여행 때 재생자전거 활용도 하나의 방법. 현재 안양천에서 진행하는 자전거 강습은 개인적으로 자전거를 가져와야 하는데, 미리 신청하면 씽씽자전거의 재생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다든지, 자전거 여행을 한다면 사전에 협의해 자전거를 또 빌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박종호 대표는 “씽씽자전거는 단순한 자전거 수리업체가 아니다. 자전거 두 바퀴처럼 함께 일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사회를 지향하는 공익기업”이라며 “자전거를 통해 저소득층의 자립도 돕고, 구로도 씽씽 달려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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