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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259] "행복은 화려한 곳에 있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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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259] "행복은 화려한 곳에 있지 않아요"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1.12.2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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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모임

 "말 그대로 아름다운 마음으로 아름다운 일을 해보자고 모인 사람들의 모임이에요."


 '아름다운모임' 유춘근 회장(58, 구로5동)은 모임을 한 마디로 정의했다. 처음 시작은 이랬다. 구로5동지구대 생활안전협의회 회원들 몇몇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지난 해 초에 작은 모임을 만들었다. "주변에는 독거어르신이나 소년소녀가장, 그리고 다문화가정 등 어려운 이웃이 많잖아요. 십시일반으로 모인 회비와 뜻있는 회원의 찬조로 연말에 어려운 가정이나 단체에 전달하고 있어요."


 구로에서 20년 째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는 정금순 씨(51, 구로2동)는 "구로는 고향이나 다름없다. 서민적이고 언제나 정겨운 곳이다"라고 말하며 "이타관계 없이 남을 도우려는 순수한 마음이 있어 기꺼이 모임에 합류했다"고 덧붙였다.


 이달 모임은 신도림동 태영사우나를 운영하는 김재휴 씨(55)가 장소와 식사를 제공했다.


 "사업을 하다보면 친한 친구도 한 달에 한 번 만나기 힘들다. 그런데 아름다운모임은 빠지지 않고 모이고 있다. 그만큼 마음이 잘 통하고 만나면 반갑고 행복하다"고 이야기했다. 평소에도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에게 목욕봉사를 지원하는 김재휴 씨는 "행복은 그렇게 화려한 곳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동화구연가 조은숙 씨(50, 개봉동)는 1998년부터 동화구연과 종이접기 등 정신지체시설, 병원, 보육원 등을 다니며 꾸준히 봉사를 해왔다. 얼마 전부터 언어교육사로도 활동 중인 조은숙 씨는 "앞으로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발음교정을 돕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40~50대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회원들이 모인 만큼 재능도 다양하다.


 구로경찰서 보안위원회에서 18년간 활동한 유춘근 회장은 지역에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고. 그는 또 남모르게 지역 독거어르신에게 매달 쌀 배달과 급식비 내기 어려운 학생에 급식비를 지원했다. 유 회장은 "내가 조금 덜 먹고 덜 쓰면 어려운 이웃을 더 도울 수 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박일자 씨(51, 구로5동)는 정금순 씨 등과 불우시설을 다니며 색소폰 연주를 한다. "아름다운모임 회원들은 항상 지역의 어려운 분들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 모임에 빠져들게 된다"고 말했다. 지역에 살진 않지만 구로에서 나고 자란 김정일 아나운서(49)는 생방송 외엔 언제든 좋은 일에 참여하고 있다.


 아름다운모임은 아름다운장학재단(회장 박일자)과 자매결연을 맺고, 지난 달 일일찻집을 실시했다. 당일 수익금 1050만원은 형편이 어려운 다문화 가정과 탈북 가정 학생 33명에게 장학금으로 고스란히 전달했다.


 앞으로 노인정이나 불우이웃 시설 등을 방문해 색소폰 등 음악봉사를 펼칠 예정인 아름다운모임은 내년에도 변함없이 좋은 모임을 이어갈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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