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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김상곤 교육감이 말하는 공교육혁신의 한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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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김상곤 교육감이 말하는 공교육혁신의 한계에 대하여
  • 조성복(개봉동, 한독정치연구소 /정치학박사)
  • 승인 2011.11.14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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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4일 구로구청 대강당에서 '공교육 혁신을 위한 실험과 성공 그리고 과제'란 제목으로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의 강연이 있었다. 그는 교수출신 교육감답게 브라질 룰라 대통령의 복지정책, 우리의 비정규직 문제, 워킹푸어(working poor), 하우스푸어(house poor) 등을 설명하면서 공교육 혁신에 대한 이야기와 경기도 혁신교육의 내용을 소개했다.


 먼저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사임용의 경쟁률이 40:1에 달하고 있으며, 교사임용을 프랑스가 우수인력의 상위 40%에서, 핀란드가 상위 20%에서 충원하지만, 우리는 상위 5%에서 충원하기 때문에 매우 우수한 교원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교육 혁신이란 혁신학교, 친환경 무상급식, 학생 인권조례 등을 통한 창의지성교육이며, 이를 위해서는 청렴성과 투명성이 기본조건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학교란 창의지성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의 창의성 및 평화능력을 육성하고, 교원을 행정업무로부터 독립시켜 전문가로서 교사위상을 확립하며, 유치원/중학교에 무상급식을 확대하여 보편적 교육복지를 추구하는 것으로 정의하며, 이를 "공교육 선진화 모델(Pilot School)"로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미래지향의 혁신학교 모델이 기존의 학벌중시사회에서 제대로 기능할 수 있을까?


 김 교육감이 강연에서도 지적하였듯이 1995년 5.31 교육개혁 조치이후 우리의 학교교육은 자율과 경쟁의 논리에 따라 마치 정글법칙과도 같은 무한경쟁의 시대로 들어섰으며, 소득양극화 현상에 따른 차별적인 사교육 열풍으로 교육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교육양극화는 또다시 소득양극화를 가속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교육 혁신이나 혁신학교 모델의 도입만으로는 우리의 입시경쟁이나 학벌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좋은 학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완화되어야 학교생활을 황폐화하는 입시경쟁이 수그러들 것이다. 이는 우리 교육의 문제가 단순히 교육부나 교육청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을 암시한다.


 좋은 학벌이나 고등교육에 대한 무조건적인 과다경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좋은 일자리와 그렇지 않은 일자리에 따른 소득격차를 줄여야 하고, 특히 비정규직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하며, 장기적으로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이루어져야 한다.


 독일학교의 경우 교원이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더라도 임금의 차별이나 기타 불이익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그래서 여성 교원의 경우 육아 등을 이유로 일부러 전일제가 아닌 반일제 근무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실업자 및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기술의 발전에 따른 실업의 증가가 불가피한 것이 현실이며,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서구 선진국에 비해 아직 그렇게 높지 않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보다 훨씬 높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모두 사회안전망에서 흡수하는 선진국들의 복지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서둘러야 한다.


 이처럼 학벌차이에 따른 지나친 차별대우나 직업에 따른 과도한 소득격차, 또 경쟁에서 낙오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 등의 문제들이 사회시스템으로 우선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입시제도를 어떻게 바꾸더라도 또는 혁신학교 등을 통한 인성 교육이나 창의성 교육을 아무리 강화하더라도 학교교육의 과당경쟁이나 사교육 열풍은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경쟁에서 뒤쳐지거나 낙오하더라도 최소한의 안정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시스템이 갖추어질 때에야 비로소 학생들은 원치 않는 과도한 경쟁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소질이나 성향을 고려하여 자신에게 적합한 교육을 받으려 할 것이고, 이렇게 되어야 우리의 학교교육도 현재의 무한경쟁에서 벗어나 정상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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