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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추천릴레이 183]구청장님 언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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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추천릴레이 183]구청장님 언제 오세요?
  • 송희정 기자
  • 승인 2011.10.24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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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시장구제점 운영하는 이남미대표

 오류1동 오류시장에 위치한 '오류시장구제' 옷가게는 마치 보물창고 같다. 내 집 옷장에서 막 꺼내 입은 듯 색상이나 디자인 면에서 안성맞춤인 겨울코트를 만 원짜리 한 장에 구입할 수 있다. 이것이 다, 하루 2~3시간씩 구제 옷 선별에 공을 들이는 이남미 대표의 남다른 눈썰미와 노력 때문이다.


 "장사라곤 처음 해봤는데 문을 연 지 1년 만에 단골고객이 많이 늘었어요. 깨끗하고 메이커 제품들로만 골라서 구입해온 게 비결인 것 같아요. 요즘처럼 어려운 경기에 이만큼 가게를 키운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성우 뺨치는 목소리에 화사한 웃음이 트레이드마크인 이 대표는 겉 보기에는 걱정 없이 사는 이 같아도 실제 속을 들여다보면 만만찮은 아픔이 켜켜이 쌓여있다. 특히 오류시장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할 말이 많다.


 "장사하기 전까지는 몰랐어요. 그냥 상권이 많이 가라앉은 줄로만 알았지 속내가 이렇게 복잡하게 얽혀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오류시장이 살아야 오류동이 사는데 지역경제의 중핵인 전통시장을 왜 이렇게 방치해두고 있는지 도통 이해가 안 돼요."


 이 대표 역시 시장 내 사정이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임대차상인 가운데 하나다. 1년 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덜컥 임대차계약을 맺은 일은 이제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최근 오류시장의 새 주인이 된 (주)신산디앤아이 측이 제기한 명도소송의 당사자가 되면서 평생 가볼 일 없을 줄 알았던 법원에도 가보고 판사 앞에도 서봤다. 새로운 인생 공부를 경험한 것 치고는 그 대가가 너무 비쌌다.


 "현재 이곳에 남은 임대차상인들은 정말 갈 곳 없이 어려운 사람들뿐이에요. 돈 있고 여유 있는 사람들은 이미 다 합의하고 나갔어요. 노점은 100만원, 상가는 300만원. 우린 이돈 받아서 갈 데가 없어요. 보상 조금 더 받으려고 있는 게 아니라 정말 생계가 막막해서 이러고 있는 거라고요."


 관계당국의 무관심은 위축된 상인들의 마음을 더욱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지붕에 비가 새도, 화재가 나도, 위생환경이 엉망이어도 '나 몰라라'하기 일쑤다. 때문에 이 대표는 언제인가부터 일반인들에게는 소원거리도 안 되는 소원 하나를 가슴에 품어 왔다. 바로 이성 구청장을 직접 만나보는 일이다.


 "지난 설 때 인근 행사장에는 오시고선 결국 시장 안쪽으로는 걸음도 안하셨죠? 명절인데 너무하셨어요. 먹고사느라 바쁜 우리를 위해 제발 한번만 방문해주세요. 이런 어려운 일 하라고 지방자치도 하고 구청장도 뽑는 거잖아요. 구청장님, 올해가 가기 전에 꼭 한번 만나 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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