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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추천릴레이 177] 투명한 공개가 갈등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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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추천릴레이 177] 투명한 공개가 갈등 '뚝'
  • 송지현 기자
  • 승인 2011.08.29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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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영 (50, 구로1동)

 평범한 시골아저씨처럼 생긴 외모는 동네 집앞에서 옆집 아저씨와 슬리퍼 신고 만나는 딱 그 모양새다.


 하지만 12년 전 구로1동으로 이사와 지금은 829세대가 살고 있는 구일우성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4년차에 접어들었으니, 강석영 회장의 친화력과 리더십은 편안한 옆집 아저씨 이상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뭐 쉬운 일은 없지요. 여러 사람이 사는 곳이다보니 생각도 다르고, 주장이 강해 격렬하게 반대하는 사람도 당연히 있지요. 하지만 최대한 자료와 정보를 공개하고 서로 잘 협조하면 아파트 공동체를 이뤄낼 수 있다는 믿음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었죠."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수록 회의자료, 결과, 계약 진행 상황 및 내용을 공개하면 그 '갈등'도 줄어든다는 것. 숨길수록 의구심을 가지고 자꾸 파헤치고 들춰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라, 투명성과 공개성만큼은 아파트입주자대표회장으로서 최선의 방침으로 지켜왔다고 강 회장은 말한다.


 암묵적으로 비리나 리베이트, 절차적 민주주의의 훼손 등이 입주자대표자회의의 단골메뉴인양 여겨지는 세태를 생각하면 강석영 회장의 주장에 한 표를 던지고 싶어진다.


 강석영 회장이 회장을 맡으면서 가장 경계했던 것 중 하나가 입주자대표회의의 권력화였다고.
 "입주자대표회의를 권력기관으로 오해하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리는 봉사기관이라고 늘 말해요. 이렇게 생각하면 서로 강요하거나 주장만 앞세우는 마음이 줄어들잖아요."


 강 회장은 아파트 문제를 결정하려고 할 때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결정했다고 밀어붙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공식적인 의결기구는 입주자대표회의지만 아파트 부녀회, 통장, 경로당 등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


 "회의결과는 당연히 알려야죠. 또 만약 외주 업체와 공사계약서를 쓸 때도 혼자서 사인하는 일은 없어요. 부녀회도 배석하라 하고, 노인정 어르신도 오시라 해서 같이 있을 때 계약서에 사인을 해요. 대부분 단 둘이 있을 때 봉투 같은 게 오갈 수 있잖아요. 간혹 공사 발주를 위해 만나면 밥 사겠다는 업체들도 있지요. 그 비용으로 우리 공사비 좀 깎아달라고 하는 걸요. 결국은 이게 주민들에게 더 도움이 되잖아요."


 입주자대표회의가 많은 사업을 벌이기보다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고 유지하는 게 더 큰 일이라고 믿는다는 강석영 회장이다.


 '뭐 그렇게 빡빡하냐'고, '티 내냐'고 뒷담화하는 사람도 있지만, 계속 설명하고 설득하면 언젠가는 아파트를 비롯해 우리 사회가 그렇게 변할 것이라는 것도 믿고 있다.


 아파트 일에 나서다보니 구정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최근 취임 1년을 넘긴 이성 구청장이 하는 일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라고 말을 꺼낸다. "민원이 있어 방문했다 나오면 구청장이 꼭 계단까지 나와서 인사를 해요. 군림이 아닌 고개 숙이는 모습이 좋아요."


 바라는 점이 있다면, 큰 목소리 내는 주민들에만 귀를 기울이지 말고 구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오는 작은 민원성 글도 잘 담아두었다가 나중에라도 꼭 챙겼으면 한다는 것.


 강석영 회장은 "홍보용 자료를 내며 큰 소리 내는 기관 소식보다 성실하고 묵묵하게 자기 일을 하는 주민들, 특히 봉사활동에 열심인 주민이 신문에 많이 등장했으면 좋겠다"며 구로타임즈 신문에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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