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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보다 서로 돕는 생활공동체 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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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보다 서로 돕는 생활공동체 지향"
  • 송지현 기자
  • 승인 2011.07.11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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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10주년 맞은 구로삶터지역자활센터 윤혜연 관장

 1997년 IMF때 실업 상태에 있는 여성노동자들에게 상품권을 주거나 미용, 컴퓨터 등 기술교육을 시키고 재취업을 지원하면서 시작됐다. 당시에는 서울여성노동자회에서 진행한 사업이었다. 2001년 현 윤혜연(51) 관장이 구로삶터자활지역센터(이하 삶터자활센터)를 만들어 본격적인 센터 운영의 깃발이 올려졌다.


 그로부터 10년.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만큼이나 삶터자활센터도 성장했다. 21명의 자활근로에서 시작했던 것이 2011년 현재 201명이 자활근로자 및 공동체참여자로 함께 하고 있다. 이제까지 2,150여명이 삶터자활센터를 거쳐갔다.


 "처음에는 시간 때우기만 하거나 자활을 느슨한 일자리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자꾸 일을 벌이고 노동강도를 세게 했지요. 일은 안하고 교육만 받으면서 자격증만 따려는 사람도 있었지요. 그런 경우 기간을 약속받은 뒤 개선이 안 되면 내보낸 적도 있어요. 이분들에게 진짜 자활의 기회를 드려야 하잖아요."


 이렇게 부딪히고 화해하고 싸우고 다독이기를 벌써 10년. 이제 서울은 물론 전국에서도 '일 잘하는 자활센터'로 꼽힐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


 현재 삶터자활센터는 크게 자활근로사업, 자활공동체사업으로 나눠져 있으며 각각 7개의 사업단이 꾸려져 있다. 복지간병, 이미용, 돌봄공동체, 청소사업, 봉제공동체 등이 그것들이다.


 최근에는 자활공제협동조합을 만들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소액대출을 통해 경제·생활공동체를 만들어나가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근 일일호프를 통해 1천여만원이 넘는 씨앗자금을 확보했다.


 "시작했다가 문을 닫은 사업이 하나도 없어요. 실무자들이 책상 앞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청소하고 함께 재봉틀을 돌리고 발로 뛰면서 노동하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윤혜연 관장은 말한다.


 특히 공동체사업단은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 출자를 통해 조합을 구성하고 누구나 평등하게 일하는 만큼 나누고 공유하고 있는 것.


 때문에 처음에는 지원사업으로만 여겼던 자활사업이 경제공동체, 나아가 생활공동체로 발전하고 있다.
 "이곳에 오는 분들을 부자로 만들어드릴 자신은 없어요. 물질주의 사회에서 서로 돕고 자신의 능력에 맞게 나누고 서로 의지가 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일이 저희가 하는 일이지요."


 윤혜연 관장은 이제 10년을 지나 한걸음 더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공동체사업장이 자립할 수 있도록 사회적기업협의회 같은 연대체를 만들어 지역사회에 대안생활공동체를 실현하는 것이다.


 삶터자활센터가 '삶의 전부'라고 말하는 윤혜연 관장, 그의 발걸음이 언제나 지역 서민들이 경제적으로, 생활적으로 소외되지 않는 길을 향하고 있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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