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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84] 안전교육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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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84] 안전교육의 중요성
  • 강상구 시민기자
  • 승인 2011.07.11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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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루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는 늘 안전교육을 합니다. 안전교육을 한 날이면 미루는 늘 자기가 배웠던 것을 엄마 아빠한테 조잘조잘 얘기합니다. 미루를 찾아서 집에 오는 길. 차 밖으로 비가 오고,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아빠, 천둥번개가 치는 날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
 "어떻게 해야 하는데?"
 "우산을 쓰고 있으면 안 되고, 재빨리 우산을 접고" 말끝을 살짝 올리면서 조근조근 설명하는 게 귀엽습니다. "가까운 집이나 친구 집으로 들어가서" 계속 말꼬리를 올립니다. "비가 그칠 때까지 있어야 해. 아니면 번개가 우산을 때려서 다칠 수가 있어." 차 밖에서 사람들이 죄다 우산을 쓰고 가는데 미루는 그런 것쯤은 아랑 곳 않고 우산을 접고 빨리 집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아빠, 불이 났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
 "어떻게 해야 하는데?"
 "이렇게 고개를 숙이고" 생각하면서 설명하느라 그런지 여전히 말꼬리가 올라갑니다. "입이랑 코를 손으로 막거나" "아니면 젖은 수건으로 막은 다음에" "재빨리 밖으로 빠져 나가야 해"


 안전교육을 확실히 받은 모양입니다. 얘기를 하는 미루 눈이 그렇게 진지할 수가 없습니다.
 "길을 잊었을 때는 어떻게 하는지 알아?"
 "몰라"
 "다른 데 가지 말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어야 해."
 "그렇구나." "그러면 아빠나 엄마가 나 있는 데로 온대." "맞아." "그리고 다른 어른이 물어 보면, 저는 OO어린이집에 다니고 이름은 강주미루라고 해요라고 말하면 돼."


 "미루야 그러면 엘리베이터 탔다가 아빠는 내리고 미루는 못 내리면 어떻게 해?"
 뜻밖의 어려운 질문인가 봅니다. 눈을 이리저리 굴립니다.
 "음…, 그냥 엘리베이터에서 안 내리고 가만히 있으면 되지 않을까?"
 "그래, 그럼 만약 그런 일이 있으면 그렇게 하자."
 "아빠, 낯선 사람이 어디 가자고 해도 절대 따라가면 안 돼." 끊임없이 얘기하는 미루 이번엔 또 새로운 주제입니다. "그렇지. 근데 어떤 아저씨가 미루한테 자꾸 다른 데 가자고 하면 어떻게 할 거야?"
 "그럼 나는 전 낯선 사람은 따라가지 않아요라고 크게 말할 거야." 이런 교육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꽤 중요합니다.


 어젯밤에 미루가 해준 이야기입니다.


 "엄마, 우리 반에 한솔(가명)이 있잖아. 걔가 식당에서 엄마를 잃어버렸대. 근데 용감하게 식당아저씨한테 저는 OO어린이집 다녀요라고 말해서, 식당 아저씨가 인터넷에서 찾아서 OO어린이집에 전화를 했고, 어린이집에서 한솔이 엄마한테 전화해서 한솔이를 찾았대."


 그런 상황에서 울지 않고 당황하지 않고, 아마 울었을 수 있고 당황도 했겠지만 그래도 또박또박 자기 어린이집 얘기를 해서 엄마를 찾았던 한솔이는 참 대단한 아이입니다. 그리고 안전교육이 빛을 발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미루도 만약 그런 일이 있으면 잘 얘기할 수 있지?" 미루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는 사람한테는 부끄러워서 얘기 잘 못하지만, 정말 그런 일이 있으면 잘 얘기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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