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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238] 기타로 맺은 인연 자매애로 '탱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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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238] 기타로 맺은 인연 자매애로 '탱탱'
  • 송희정 기자
  • 승인 2011.06.27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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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동아리 '탱탱 콩나물'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사랑의 이야기 담뿍 담은 편지~."


 둥기둥가 흥겹게 튕기는 통기타 소리와 아름다운 화성이 절묘하게 어울린다. 선배들의 연주와 노래를 들으며 오늘 처음 함께한 새내기 회원 이현옥(55) 씨와 박영옥(55) 씨가 기타 몸통을 두드리며 장단을 맞춘다. 주부들로 구성된 기타동아리 '탱탱 콩나물'의 즉석 공연이다.


 기립박수가 아깝지 않은 이날 공연은 수업 중 박순덕(40) 회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자유분방하고 재기발랄한 동아리 분위기를 오롯이 보여주는 풍경이다.


 "한 식구 같아요. 성격들이 모두 차분한데다 인생의 깊이를 알만한 나이다보니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커요. 때문에 연습도 연주도 편안하게 진행된답니다." 동아리 활동 7년차로 회장직을 맡고 있는 박순덕 회장이 말하는 동아리 자랑이다.


 악보에 그려진 음표를 지칭하는 '탱탱 콩나물'은 지난 2005년 5월에 결성됐다. 처음 회원 4명으로 시작한 것이 이제는 9명으로 늘었고, 연간 3~4차례 꾸준히 무대에 서는 실력파 동아리로 거듭났다.


 10년 전부터 기타를 배우기 시작해 5년 전부터 기타를 가르치고 있는 서순희 강사는 "처음 기타를 배우면 소리는 잘 안 나고 손은 손대로 아파 쉽게 흥미를 잃기 쉽다"며 "엄마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기타를 계속 배울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일에 마음을 쏟는다"고 말했다.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구로시민센터 프로그램실에서 진행하는 동아리모임은 기타 강습뿐 아니라 연주와 담소 등으로 자유스럽게 진행된다. 회원들 사이에서 일명 '실세'로 통하는 류선자 총무는 "어쩔 땐 기타 연습 1시간 하고, 나머지 시간은 함께 차 마시며 사는 얘기 등을 편안하게 나누곤 한다"며 "서로 담소를 나누다보면 시간이 훌쩍 흘러간다"고 말했다.


 모임의 '기둥' 역할을 하는 김양자(57) 씨와 박영옥(55) 씨는 기타를 통해 삶의 낙을 얻는다. 박영옥 씨는 "50대가 되니 몸과 마음이 전 같지 않은데 이럴 때 기타 연주를 하면 속상하고 우울한 마음이 한 번에 싹 가신다"고 말했다.


 활동 2년차인 황미라(46) 씨와 7개월 된 류경자 씨는 짝을 이뤄 함께 연습하곤 한다. 황미라 씨는 "자신 있게 연주할 수 있는 곡이 한두 곡 정도인데 그 성취감이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곳 주부들에게 기타란 곧 '위안'과 같은 말이다. 서순희 강사는  "처음에는 기타 하나만 생각하고 왔던 회원들도 차츰 끈끈한 동지애에 더욱더 매료되곤 한다"고 말했다.


 옛말에 여성이 셋 이상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고 하는데 여기 깨진 접시마저 말끔히 붙여줄 끈끈한 자매애로 똘똘 뭉친 주부들이 있다. 탱탱 콩나물을 만나면 옛말은 단박에 '빈말'이 되고 만다. 

·강사 :  서순희        ·회장 :  박순덕        ·총무 :  류선자
·회원 :  박영옥 김양자 류경자 황미라 박애란 이현옥 박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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