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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80]"태권도 학원 가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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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80]"태권도 학원 가고싶어"
  • 강상구 시민기자
  • 승인 2011.06.07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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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집 소풍날입니다. 전날 김밥 재료를 사다 놓고, 새벽에 일어나서 김밥을 말았습니다.
 제가 한 건 아니고 미루 엄마가 하는 데 저는 옆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요리사 보조를 했습니다.
 예전에 저 어릴 때 소풍가는 날 아침에는 어머니가 꼭 새벽부터 일어나서 김밥을 싸주시곤 했는데 그때 어머니가 참 고생하셨구나 싶습니다.


 한참 김밥을 말던 미루 엄마가 문득 말을 꺼냅니다. "미루가 태권도 다니고 싶대."
 아, 드디어 우리에게도 때가 왔습니다. 아이를 학원에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어떤 학원에 보내야 하나, 학원비는 얼마 정도까지 감당할 수 있나 등등의 고민을 해야 하는 때가 온 겁니다.


 예전부터 아이들은 무조건 노는 게 최고라고 생각해왔고 지금도 그렇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좀 고민이 됩니다.  "갑자기 왜?" "미루네 반에 지민이 있잖아. 걔가 태권도 다니나 봐. 그걸 보니까 자기도 다니고 싶더래."


 학원을 보낼까 말까 하는 문제도 고민이지만 당장 현실적인 문제들이 떠오릅니다. "그럼 지금 미루 연장 보육 시키는 거 못하잖아." "그런가?" "태권도 학원 끝나면 집으로 데려와야지 또 어린이집 보내서 연장 보육 시켜?" "그러게, 그럼 월수금만 학원 보내지 뭐" "연장 보육 두 번만 하자고? 우리 일정이 그게 가능해?" "그럼, 화요일하고 목요일만."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는 길에 미루한테 물었습니다.
 "미루야, 너 태권도 학원 다니고 싶어?"
 "응."
 "왜?" "신지민이 다닌데." "그거 보니까 너도 다니고 싶은 거야?" "응." "지민이가 태권도 뭐 해?" 이 질문에 미루는 주먹 쥔 두 손을 번갈아 가며 앞으로 뻗으면서 "이 거 이 거밖에 안 해. 히히" 합니다.


 "그래? 그런 거 미루 너는 지금도 할 수 있잖아." 웬만하면 안 보낼까 하고 말을 툭 던져봤습니다. 미루 대답은 이랬습니다. "이것도 하면 되잖아." 말과 함께 미루는 양 발을 번갈아 가면서 앞으로 찼습니다. 태권도 학원에 가면 자기도 할 게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 알았어. 고민 해 보자." 미루 엄마는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싶은 모양입니다.


 저는 아직 고민 중입니다. 이런 저런 학원에 보내는 문제는 저희들만의 고민이 아니라 모든 엄마 아빠의 고민입니다. 학원에 안 보내도 저는 어릴 때 잘 자라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원하면 이건 또 다른 문제인가도 싶습니다. 아무래도 주변 분들에게 조언을 좀 요청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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