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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다가선 노래사랑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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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다가선 노래사랑의 꿈
  • 정경미
  • 승인 2002.04.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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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자랑 대상수상자 홍승범씨/ 최근 'KBS 전국노래자랑 구로구편'서 최우수상 수상/ 어릴적 꿈 가수... 데모테잎 들고 음반사 '전전'하기도/ 현재 밀레오레서 의류점 경영 '전도양'// "노래자랑 본선에 오르는 게 이렇게 어려운지 몰랐습니다. 쟁쟁한 실력을 갖춘 사람들도 많았구요. 다시 한번 나가라면 두 번 다시 못나갈 것 같아요. 제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인정받는 기회였습니다."
지난달 31일 고척근린공원에서 열린 'KBS 1TV 전국노래자랑 구로구편' 녹화방송에서 조용필의 '창 밖의 여자'를 불러 당당히 대상의 영예를 안은 홍승범(29·궁동)씨. 노란 머리에 181cm의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홍씨는 벌써 사랑하는 아내와 7개월 된 딸아이가 있는 가장이다.
퇴근길에 우연히 예심 플랭카드를 보고 어렸을 적부터 키워온 '가수의 꿈'을 접지 못하고 참가하게됐다는 홍 씨는 무대위에서 무릎을 꿇어가며 열창을 보여준 것 이외에도 많은 숨은 끼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어렸을 적부터 가수를 꿈꿔왔어요. 세상이 저를 가장 행복하게 만들 때가 바로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였거든요. 그래서 대학교 때는 대학가요제도 나가보고 제가 직접 작사·작곡한 데모 테잎을 갖고 음반사를 돌아다녀 보기도 했죠. 하지만 별로 결과는 좋지 않았어요. 제가 너무 평범하게 생겼다나요?"
그의 평범한 외모는 그가 안양예고, 서울예전 연극영화과를 진학해 키워온 가수의 꿈을 한순간에 접게 만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인생이 뒤이어 다가왔다.
"군 제대 후 신학대학으로 편입했어요. 노래를 제 인생에서 지워버리고 싶었거든요. 거기서 지금의 제 아내를 만났죠. 그리고 대학졸업 후 동대문에서 의류업을 하시는 어머니를 돕다 의류업에 뛰어들게 됐죠. 돈 버는 재미가 생각보다 재밌더라구요"
현재 그는 명동 밀리오레 2층에서 '마키'(139호)라는 의류점을 경영하고 있는 젊은 사장이다. 지하철을 타다 단골고객들을 만날 만큼 그의 고객은 전국에 깔려있다. 외모에서 풍기는 털털함에 걸맞지 않게 꼼꼼한 마케팅전략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희 가게는 제가 직접 고객카드를 DB화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생일 때는 축전을, 얼마 이상 구매고객에게는 서비스로 의류 제공 등을 하고 있죠. 한번 온 손님은 반드시 또다시 오게 만듭니다." 그의 끼가 유감없이 마케팅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결산까지 가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접었던 가수의 꿈을 다시 펼칠 지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가수의 기회가 오면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어요."
내 인생에 있어 최고의 절망이 찾아오면 차라리 절망을 즐기겠다"고 말하는 낙천주의자 홍승범씨. 그의 '노래사랑'은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을지도 모른다.
tipy-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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